전국법관대표회의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해소를 위해 직접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 19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전국 법원을 대표하는 판사 100명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회의를 열고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의 기획과 의사 결정, 실행 관여자를 정확하게 규명하고,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의 존재 여부를 비롯해 여러 의혹을 완전하게 해소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시행한다'는 내용을 결의했다.
 
앞서 지난 2월 법관들의 자율적 연구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법원행정처로부터 “사법개혁 관련 설문조사를 축소하거나 뒤로 미루라”는 부당한 간섭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진상조사 결과 사실상 행정처 간부나 다름없는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인권법연구회 측에 부적절한 지시를 내린 사실이 드러났다. 법원 진상조사위원회는 “사법행정권 남용이 있었다”는 결론을 발표했고 이 전 상임위원은 징계절차에 회부됐다.
 
이를 두고 판사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대법원은 이인복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나섰다.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 이규진 당시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학술대회를 압박했다는 결론이 나왔다. 학술대회 관련 대책을 세우고 일부를 실행한 법원행정처 역시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이로 인해 고영한 법원행정처장이 지난 5월23일 결국 물러나 대법관에 복귀해 재판에만 전념하게 됐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지난 3월 사퇴하고 법복을 벗었다.
 
그러나 진상조사위는 특정 성향 판사들을 골라서 관리한 '사법부 블랙리스트'의 존재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를 두고 각급 법원 판사들은 진상조사위의 결론에 의구심을 표했고, 각급 법원에서 잇따라 법관회의가 열렸다. 급기야 8년 만에 전국 단위의 법관회의까지 이어졌다.
 
법관회의는 최한돈(사법연수원 28기) 인천지법 부장판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현안 조사 소위원회를 구성했다. 소위원회는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자문위원을 두며, 위원회 인사관련 또는 사무 분담을 요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