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강풍으로 착륙하지 못하고 대기선회중인 항공기의 항적,사진@flighttrader24화면캡처

국내 항공사의 과잉친절과 탑승객의 무식함이 판을 친 제주공항.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19일 오후, 제주공항에는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바람많은 제주라는 말이 괜시리 나온 것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그 결과 저녁편 항공기들이 무더기 결항 또는 지연 출,도착했다. 항공기는 이,착륙에 위험할 정도로 측풍이 불거나 또는 바람의 세기가 강하면 이착륙을 할 수 없다. 국제항공 규정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항공기 결항으로 탑승못한 승객의 불만이 그대로 나왔다. 한 승객은 "미리 알려 줬으면 숙박기간을 연장할 텐데 공항에 나오니 결항이라고 하면 어떡해요"라고 하면서 항공사를 힐난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필자는 속으로 ‘저 무식한 x같으니라구’ 하면서 비웃었다. 항공사는 기상 변화에 따라 일정은 변할 수 있다고 고지(告知)한다. 그리고 기상을 고려하여 공항에 나오기 전에 미리 항공기 출 도착을 체크하라고 안내해 준다.
 
그리고 설령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까지 아무이상이 없다 하더라도 탑승 바로 직전에 기상이 급변하면 언제든지 결항 할 수 있다. 이것은 항공사 책임이 아니다. 기상 때문에 결항하는 것은 승객의 안전 때문이다.
 
그런데도 항공사를 나무라는 것은 아마도 한국인들이 제일 유별날 것이다. 겨울철 눈이 와서 항공기 제빙(除氷)작업으로 출발이 지연되어도 한국승객들은 불평한다. 참으로 무식한 태도다. 제빙없이 이륙하면 그대로 추락이다. 실제로 그런 이유로 추락한 사례도 있다.
 
작년 겨울 폭설이 내렸을때 제주에 놀러간 많은 사람들은 ‘고난의 행군’을 했다. 그 중엔 많은 불륜커플들도 있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당일치기 놀러간다고 했는데 비행기가 뜨지 않았으니 얼마나 발을 동동 굴렀을까?
 
너무도 친절한 국내 항공사들은 수많은 관광객과 이름모를 불륜커플(?)들을 위해 밤새도록 비행기를 띄어서 수 만명의 승객과 많은 불륜 커플을 서울로 공수했다.

거대한 공수작전이었다. 전세계에 이런 데는 없다. 기상으로 취소되면 그 뿐이다. 우리만 그 다음에 특별기 띄워준다.

이번에도 국내항공사들은 특별기를 띄워서 어제 탑승하지 못한 승객들을 서울로 실어 날랐다.
 
문제는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줄 아는 한국인들 정말 너무 많다는 점이다. 전 세계에서 택배와 가전업체 애프터서비스는 대한민국이 명실공히 세계 최고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소비자들은 직원들을 닦달하기 일쑤다. 그러나 외국에서 조금이라도 생활해 보면 한국의 서비스가 가히 세계 최고중의 최고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필자는 군사외교안보를 주로 다루는 입장에서 한국인들의 몸에 밴 권리의식이 너무도 과한 것에 불안을 느끼곤 한다.

불편함을 조금도 못참고 질서는 순식간에 붕괴되고 혼돈에 빠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전쟁이라도 나면 아마도 한국인의 그 성격은 북한의 핵보다 더 큰 파국을 가져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전율마저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