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반면교사 (反面敎師)로 삼아야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정치교체 이루겠단 뜻 접겠다"면서 전격 대선불출마를 선언했다. 귀국 후 3 주 만이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짧은 3 주간의 행보에서 많은 마음의 상처를 입은 듯하다. 그는 "인격살해와 가짜뉴스로 정치교체 명분실종",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반기문의 대선출마에 많은 유권자들이 기대를 했던 것은 사실이다. 야권(野圈)의 문재인에 맞설 수 있는 여권인사가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대안(代案)으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그의 행보는 3 주 만에 막을 내렸다. 반기문을 지지하던 많은 이들도 함께 패닉에 빠졌다.
 
여의도 정치판에서 닳고 닳은 이른바 “빠꼼이”들은 반기문씨가 중도하차 할 것이라고 많이들 내다봤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조차도 본격적인 ‘레이스’에 접어들면 반기문의 거품은 급속하게 빠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정통 관료출신들은 정치판에서 살아남기기 그리 쉽지 않다. 평생 남의 눈치 보면서 살아온 그들이다. 관료출신들은 남에게 싫은 소리 듣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한다.
 
한마디로 진흙 판에서 이전투구하는 것과 상극(相剋)인 부류가 관료출신들이다. 한마디로 청정 1급수에 살던 물고기는 3급수의 더러운 물에서는 살수 없는 이치다.
 
관료출신으로 대선 물망에 올랐다가 중도하차한 이는 반기문씨가 처음이 아니다. 국무총리까지 지냈던 고건씨도 똑같은 케이스였다.
 
노무현 정부의 탄핵정국을 무리 없이 마무리 한 고건총리는 중도좌파를 아우르는 대선후보로 급부상했었다. 그러나 고건씨의 행보도 대선(大選) 시작 전에 일찌감치 종지부를 찍었다.
 
반기문씨가 이렇게 되면서 대신 황교안 대행의 지지세가 오르는 가 보다. SNS에서도 황교안을 지지하는 그룹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갈 곳을 잃은 많은 우파성향 유권자들이 황교안 띄우기에 본격 나서는 듯하다. 그러나 조심해야 한다. 고건 전 총리, 반기문 전 유엔총장처럼 관료출신들은 한계가 있다.
 
반기문씨는 사퇴의 변에서 “저의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살해에 가까운 음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국민들의 검증을 자기를 괴롭히는 음해로 받아들인 것이다. 싫은 소리 듣지 못하는 사람이 대권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함량미달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싫은 소리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 같다. 자신을 겨냥한 비판이 나올 때마다 적극 반박 입장을 내놓으며 발끈한다.
 
30일 자신의 대선 출마설에 대해 ‘미친 짓’이라고 비난한 새누리당 정진석 전 원내대표를 향해 “품격 있는 표현을 써야 한다.”고 바로 대응했다
 
또한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은 지난 1월23일 황 권한대행이 자신의 신년 기자회견에 비판 논평을 내자 “바른정당이 나에게 이렇게 대응할 것이냐.”며 “직접 전화를 걸어와 꾸짖듯 말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관료들은 정치인처럼 진흙탕에 자신의 몸을 던져 넣지 못한다. 정치인들은 싫은 소리도 자기를 위해 하는 소리라고 여긴다.
 
무관심보다는 욕이 낫다고 하는 이들이 바로 닳고 닳은 정치인들이다. 이런 정치인들을 상대로 맑디맑은 관료출신 ‘샌님’들은 이겨내기 쉽지 않다.
 
정치판은 도박판이다. 도박에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올인’이다. 사람에 함몰되어 ‘올인’하면 자멸(自滅)의 길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