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은 한-미 동맹의 연장선상에 있다.
* 북한의 탄도탄 위협에 한국 혼자서는 역부족
* 한-미-일 공조를 위해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필수
*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의 노골적 위협에 한-미-일 공조는 대한민국의 방패이자 생명줄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이제서야 한일군사정보교류협정이 체결된다. 국방부는 14일 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체결되면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관련 정보 획득에 실질적인 도움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韓日 양국은 14일, 일본 도쿄에서 양국 간 직접적인 군사정보 공유를 위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가서명할 예정이며,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대통령 재가를 거쳐 이르면 이달 내에 GSOMIA를 체결할 계획이다.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국방부는 “고도화·가속화·현실화되고 있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해 일본의 정보능력을 활용, 우리의 안보이익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은 우리보다 많은 국방비를 투자해 양적·질적으로 우수한 감시탐지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국방부의 판단은 정확하다. 비록 최순실사태로 정국이 혼돈 그자체이지만 국방부와 군만큼은 제대로 국방임무에 전념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실 이명박 정부시절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추진한 적이 있었다. 북한의 核실험에 대응, 이명박 정부는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구상(PSI) 全面 참여를 결단했다. PSI는 군사적으로 국제적 협조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일본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체결을 추진했다. 김태효(현 성균관대 교수) 대통령실 대외전략비서관이 실무를 맡았다. 그러나 언론에 공개되면서 반일감정에 편승한 야당과 좌파세력의 반대에 부딪혔다.

결국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체결은 무산되고 김태효 비서관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미-일 연합훈련과 북한의 SLBM 위협에 공동대처하기 위해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체결은 풀어야 할 숙제였다. 이제야 9부 능선에 도달했다.
 
북한 잠수함 탐색에는 한-미-일 대잠작전 공조(共助)가 급선무

대한민국 안전보장(安全保障)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달려있다. 이제 북한만이 아니라 중국도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로 급부상했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의 잠재적 적국이면서 북한의 혈맹이다. 경제적 성장과 함께 군사적으로 급팽창하고 있는 중국은 THAAD 배치를 반대하고 있다. 중국 왕이 외교장관은 내정간섭과 다름없는 노골적 표현을 서슴치 않았다. 그럴수록 한-미 동맹의 중요성은 부각된다.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은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지역 평화유지를 위한 핵심발판이다. 그런데 일본의 과거사(過去事)와 독도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중국-북한과는 대별(對別)되는 자유민주 서방진영에 속한다. 또한 일본은 한-미동맹의 연장선상(延長線上)에 있다. 북한의 핵위협과 중국의 팽창에 맞서기 위해서라도 일본과의 관계를 군사적으로도 확대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은 세계 최고의 대잠전(對潛戰) 능력을 갖고 있는 나라
 
일본은 미-소 냉전시절부터 구 소련 잠수함을 감시하고 추적하는데 해상자위대의 역량을 집중했다. 대한해협과 쓰시마 해협 그리고 쓰루가 해협은 러시아 극동함대의 주 이동통로다. 해상자위대는 구 소련 잠수함을 추적하면서 미국 다음의 대잠전 능력을 키웠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해상자위대를 대잠전(對潛戰)에 특화되었다고까지 말한다. 일본 방위백서 등에 따르면, 일본은 정보수집 위성 5기(예비 1기 포함)와 이지스함 6척, 탐지거리 1천㎞ 이상의 지상 레이더 4기, 조기경보기 17대, 해상초계기 77개 등의 정보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의 SLBM발사 성공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까지도 위협한다. 지난 8월 24일 동해안으로 발사된 북한의 SLBM은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에 떨어졌다. 이제 일본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2014년 12월부터 올해 8월 초까지 일본 방위상으로 재임했던 ‘나카타니 겐(中谷元)’ 전(前) 일본 방위상(자민당 중의원)은 제4회 한일 미래대화에 참석해서 매우 중요한 발언을 했다. “한국과 일본이 군사정보 공유를 강화해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공동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카타니 전 방위상은 “일본은 한국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을 맺기 위해서 계속 대화를 추진 중인데 이것은 상대 국가와 안보협력을 하기 위해서도 굉장히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전향적으로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표현이다.
 
미국 조차도 미-소 냉전시절 구 소련 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 우방국의 협조를 받았다. 대표적인 것이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그리고 영국을 잇는 GIUK-GAP에 해저청음장치인 SOSUS( Sonar Surveillance System)를 구축한 것이 그 사례다.

GIUK-GAP을 회피하여 북극 빙하(氷下) 밑으로 통과하는 소련 잠수함에 대해선 카나다가 그 추적임무를 맡았다. 초강대국 미국조차도 혼자 힘으로는 소련 잠수함을 모두 추적-감시할 수 없었다.

현재 우리도 북한의 70여척에 이르는 잠수함을 혼자 감당하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동맹의 힘을 빌려야 한다.

한-일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체결을 통한 한-미-일 대잠작전 공조(共助)가 이루어지면 북한의 SLBM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그 외 장기 플랜으로 고려해 본다면 동해에 해저청음장치 구축과 미 해군과 더불어 해상 작전구역 확대를 검토해 볼 필요도 있다.
 
잘못된 여론에 휘둘려서는 절대로 대잠전 능력을 구축할 수 없다

아직 껏 THAAD 배치조차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잘못된 여론에 휘둘린 결과다. 미군이 미국의 예산으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THAAD인데도 말이다. 그런 마당에 핵추진 잠수함은 어느세월에 건조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선다.

우리 해군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괄목상대(刮目相對)할 만큼 발전했다. 세계 7위정도의 해양력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를 둘러싼 주변국이 모두 세계 1,2,3,4등의 해양강국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북한만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 중국은 더 큰 문제다. THAAD 배치건을 조속히 마무리 짓고 SM-3 미사일 도입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이제라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은 다행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