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김현미의원홈페이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현미 의원(경기 고양정)이 박 대통령 사저와 관련해 박지원 의원의 의혹 제기에 이례적으로 반박했다.
 
[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7일 <동아일보>는 김현미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사저 의혹’을 제기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청와대의 공방에서 이례적으로 청와대를 옹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이 6일 페이스북에 “(박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 경호시설 부지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수소문을 했을 것이고 그것이 새 사저를 찾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을 것”이라며 “나라 안팎으로 꿀꿀한데(우울한데) 좀 쿨하게 가면 좋겠다”고 적었다.
 
박 대통령이 퇴임 후 돌아갈 사저 근처에 경호시설을 마련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고, 대테러 활동을 하는 국정원과 사저 보안 문제를 협의한 것 역시 문제 삼을 일이 아니라는 얘기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사저 관련 예산에 대해서도 “필요한 만큼 국회가 적절히 증액시켜 주겠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전날 국정감사에서 사저 경호시설과 관련해 올해 터 매입 예산으로 49억5000만 원이 편성돼 있고, 내년 건물 신축 예산으로 18억1700만 원이 배정돼 있다고 보고했다.
 
김현미 의원이 외견상 청와대의 손을 들어 준 것처럼 보이지만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문제를 갖고 특검까지 간 야당의 정치문화 풍토를 볼 때 김현미 의원의 생각은 좀 생뚱맞다.
 
한편 김현미 의원은 4.13총선에 출마한 고양시정 선거구 길종성 국민의당 후보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고소당해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김현미 의원은 총선당시 지난 4월 1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방송에서 “길종성 후보가 새누리당에서 시 의원을 두 번을 했고 그 다음에 시 의원 새누리당 공천을 못 받으셔서 탈당했다가 불과 1달쯤 전에 새누리당 복당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했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길종성 후보는 이와 관련, “지난 2월 22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으며, 새누리당에 복당을 원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길 후보는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를 한 배경은 무소속 출마선언 이후 국민의당에서 인재 영입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의원은 4월 2일 오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역 그랜드백화점 앞에서 유세 중 같은 내용으로 길종성 후보의 의혹을 제기해 허위사실 공표와 후보자 비방 혐의로 결국 길 후보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김현미 의원은 당시 유감 표명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김현미 후보의 유세연설에서 일말의 사실관계 착오가 있었음을 확인하였다”며 “이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상처를 받았을 길종성 후보에게 심심한 유감의 말씀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같은 당의 김한정 국회의원(남양주을)이 20대 총선을 앞두고 남양주시내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유권자들에게 명함 50여장을 배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사안과 비교해 보면 김현미 의원의 혐의는 기소되고 남을 정도다.
 
김현미 의원은 길종성 후보에게 행한 허위사실 유포와 후보자 비방에 대해 “본의 아니게 상처를 받았을 길종성 후보에게 심심한 유감의 말씀을 전한다”고 혐의를 인정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김현미 의원은 공소시효 완료를 앞두고 검찰의 기소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뜬끔없이 김현미 의원의 청와대 옹호 발언을 보면 사전에 검찰과 사전협의가 있지 않았나 하는 의심도 지울 수 없다.

물론 김현미 의원이 발언이 순수한 차원에서 새누리당 출신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것이라면 대립각 세우고 싸우는 현 정치풍토에서 볼 때 칭찬 받을 만 하다.
 
청와대는 사저논란으로 홍역을 치룬 바 있다. 공직선거법 시효 완료를 앞두고 행한 우호적 발언은 아무래도 진정성에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한편으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교감을 갖는 검찰이 불기소 대가로 박지원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한 반격 총대를 김현미 의원에게 맡김으로서 면죄부를 주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공직선거법상 중대범죄 첫 번째가 허위사실과 흑색선전·비방행위이다.
 
선거판에서 선거인의 감정을 자극하는 허위사실 공표와 상호비방은 가장 나쁜 선거범죄로 선거결과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당사자는 회복할 수 없는 치명상을 입는다.
 
김현미 의원은 지난 2월 개성공단 폐쇄와 관련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대통령이 나라를 폭망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고 폭언을 했다.
 
또한 ‘전문가’ 인터뷰기사를 인용하며 "개성공단을 통해 돈을 버는 곳은 북한이 아니라 남한의 중소기업들"이라고 주장해 박 대통령의 결심에 반발을 했다.
 
이렇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했던 김현미 의원이 박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한 것은 아무래도 비상탈출을 위한 몸부림이라 할 수 있다.
 
김현미 의원의 혐의는 공직선거법으로 다른 기소된 자와 비교할 때 기소가 되고 남을 정도로 무겁다. 따라서 이번 김현미 의원 발언이 검찰의 기소여부에 영향을 줄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공직선거법의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이므로, 20대 총선과 관련한 선거법 위반 혐의의 공소시효는 오는 10월13일까지이다.

현행법상 현역 국회의원은 선거 관련 범죄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