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치고 흥분해서 이길 일본이라면 우리에게 일제 36년은 없었다!

[정재훈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참으로 이 나라는 희한하다! 중국의 속국(屬國)으로 수 천년 간 당했던 멸시와 수탈은 까맣게 잊고 "일제 36년의 역사는 잊을 수 없다"며 수교국(修交國) 차원을 넘어 한미일 삼각동맹의 한 축인 일본을 허구헛날 못 잡아먹어 안달이니 말이다. 

한국인이라면 일제에 당한 아픔에 치가 떨리는 게 당연하다. 그들에게 다시는 이 땅을 내줘서는 안 된다는 데 이견(異見)의 여지가 없다.

다만 광복 70년이 지났고 외교는 물론 국방,무역 등 일본은 우리와 뗄 수 없는 사이임을 알면서 허구헛날 '일제 청산'라는 미명하에 반일(反日)을 부르짖고 단교(斷交)라도 할 것처럼 선동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 

더욱이 반일을 부르짖는 자들 대다수가 '친중북(親中北) 세력'이라는 데 아연실색(啞然失色)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들은 "어제의 치욕을 잊지 말 돼 미래를 위해 잘 지내자"는 사고라면 친중북 세력은 "이 나라의 모든 문제는 친일파의 득세(得勢)가 원인이다"라며 소설을 쓰고 있으니 반일 선동을 막기 위해서는 이들을 때려잡아야 한다!

대다수 역사 교과서가 좌편향 시각으로 기술 돼 이같은 현상을 더 악화시키는 것도 걱정이다. 

일제시대와 친일파에 대한 내용이 지나치게 많아 가치관 정립이 안 된 학생들에게 "일본은 원수(怨讐)의 나라"라는 부정적인 사고만 심어주는 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일본을 이기자"는 극일(克日)과 반일은 천양지차이다. 극일은 "상대를 존중하며 내 힘을 길러 넘어서겠다"는 의미지만 반일은 "사라져야 할 대상"으로 밖에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극일이 상생(相生)이라면 반일은 타도(打倒)의 대상일 뿐이다.

친일(親日)이란 말도 그렇다. 일제시대처럼 나라가 병합(倂合)된 상태의 친일과 활발한 교류와 협력이 일상이 된 작금의 친일은 개념 자체가 다르다.

한미일 삼각편대의 일원으로 주적 북한을 함께 방어하고 있는 일본과 친하게 지내는 게 뭐가 문제인가! 왜 친중북 세력이 만든 프레임(frame)에서 벗어나질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거리에 한번 나가 보라! 온통 일식(日式)집이고 패션은 '하라주쿠(原宿) 스타일'과 다를 바 없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오승환 선수는 일본의 '한신 타이거즈'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동했었다. 그래서 일본 야구팬들은 국적(國籍)과 상관 없이 오승환을 응원한다. 일본의 한류팬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언제까지 우물안 개구리식의 짜증과 분노,시기(猜忌)로 세월을 보낼 것인가! 우리가 일본을 째려본다고 일제 36년이 사라지나?

아닐 것이다! 일본을 넘어서겠다는 극일의 마인드는 감성(感性)적인 행태로는 불가능하다. 이성(理性)을 바탕으로 치밀하게 준비하고 노력해야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