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 킬 체인은 잘못된 용어다, 잠수함을 수중에서만 잡나?
 
* 대잠전(對潛戰 Anti Submarine Warfare)은 항공, 수상, 수중이 총망라되는 입체적 작전이다.
* 킬 체인(Kill Chain)의 핵심은 적의 치명적인 무기를 파괴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CUTTING THE TIME) 하는데 있다.
* 북한을 상대로는 Kill Chain 이 아니라 타격(strike)을 해야 한다.
* 탄도미사일 방어개념은 '킬 체인'과는 다르다.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지난 9일 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성공하자 군(軍)은 새로운 용어를 등장 시켰다. ‘수중(水中) 킬체인’이라는 말이다.
 
북한 잠수함을 잡겠다는 뜻이라면 ‘수중 킬체인’이라는 말은 잘못된 용어다. 잠수함을 어디 수중에서만 잡나?
 
잠수함은 인공위성도 파악하고 항공, 수상, 수중이 총망라하는 입체적 작전이다. 이것을 군사용어로는 對잠수함작전, ASW (Anti Submarine Warfare)라고 한다.
 
‘수중 킬체인’이라고 하면서 말하는 골자는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하자라는 말이다. 오래도록 잠수가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 잠수함을 추적 감시하려면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정확하게 대잠전(對潛戰) 강화를 위해 핵추진 잠수함 도입추진이라고 말하면 될 것이다.
 
대잠전(對潛戰)이라는 정확한 용어가 있음에도 굳이 ‘수중 킬체인’이라는 말을 앞세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그리고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탄 발사가 거듭될수록 우리 군의 말의 성찬은 진화를 거듭했다.
 
특히 김관진 현 안보실장은 국방장관시절부터 ‘도발원점(挑發原點) 타격“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했다. 그러나 한번도 도발원점(挑發原點)을 타격한 적은 없다. 말뿐이었다.
 
북한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해 패트리어트 도입을 할 때 좌파는 미국의 MD에 편입하는 것 아니냐고 군을 공격했다.
 
그럴 때 마다 軍은 미국의 MD에 편입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 때마다 김관진 안보실장(전 국방장관)은 한국 독자적인 ‘킬 체인(Kill Chain’을 구성하겠다고 국회와 국무회의에서 답변했다.
 
기본적으로 ‘킬 체인(KILL CHAIN)’은 공격 개념이다. 탄도미사일 방어개념은 ‘킬 체인’과는 다르다. 킬-체인은 숨어 있는 적을 찿아 내고 추적하여 공격하는 선제타격 개념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도발원점 타격조차 못하면서 어느 세월에 숨은 적을 찿아 내어 공격할지 의문이다.
 

대 테러전을 수행하면서 탈레반과 알카에다 지휘부 색출에 <킬-체인> 최적화 되었다.

킬 체인의 핵심은 적의 치명적인 무기를 파괴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CUTTING THE TIME) 하는데 있다.
 
1991년 1차 걸프전 당시 미공군은 이라크의 스커드 이동식 발사대 파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동식 차량이 일반 컨테이너 트럭인지 아니면 스커드 발사대인지 파악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명령이 하달되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그러는 사이에 이라크군은 미사일을 발사하고 재빨리 숨었다. 미 공군은 재차 스커드 미사일 발사대를 찿는데 애를 먹었다.
 
1999년 미공군 전투사령부 John P. Jumper대장은 “우리는 앞으로 수 분 내에 (in single-digit minutes) 마무리 지어야 한다” 면서 ‘킬 체인’의 핵심을 예견했다.
 
미 공군은 이것을 구체화 시켰다. 2차 걸프전이 발발하자 1차 걸프전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라크 군의 핵심 지휘부를 파괴했다.
 
특히 프레덱터와 리퍼같은 무인기가 등장하면서 전쟁의 양상을 바꿨다. 탈레반과 알케에다 지휘부를 무인기로 사살했다.
 
무인기 조종은 펜타곤에서 한다. 탈레반과 알카에다 핵심 인물에 대한 영상자료가 입수되면 펜타곤은 자료와 비교하여 공격 여부를 즉각적으로 판단했다.
 
그렇게 탈레반과 알카에다 지휘부를 하나씩 제거해 나갔다. 적의 지휘부와 같은 신경망을 제거하는데 ‘킬 체인’이 핵심 역할을 했다.
 
킬 체인의 알고리즘은 ‘F2T2EA’로 요약된다. Find(색출), Fix(확인), Track(추적), Target(조준), Engage(교전), 그리고 Assess(평가)라는 과정을 거친다.
 
이것은 수분 내에 이루어진다. 고도화된 미군의 전자정보와 무인기라는 기술적 진보가 결합된 결과다.
 
다른 말로는 Sensor-Decider-Shooter (감지-결정-저격)라고 특징화시키기도 한다. 9.11 이후 미국이 對 테러전을 치루면서 완성시킨 것이 킬 체인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군도 ‘킬 체인’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아니 남발하고 있다는 말이 더 적합할 것이다.
 
우리 군이 북한을 상대로 킬 체인이라는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 개념상 맞는지도 의문이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북한을 상대로는 킬 체인보다는 타격(STRIKE)이라는 말이 더 적합할 것이다.
 
미국은 아프간에서 일종의 게릴라전과 같은 對 테러전을 수행했다. 미군은 아프간에서 무차별적인 대규모 공격(STRIKE)보다는 적 지휘부만을 족집게로 하나씩 제거하는 작전을 수행했다. 그 핵심이 킬-체인이다.
 

2015년 8월 북한의 포격도발에 대응하여 AIR-STRIKE 차원에서 시위비행을 한 한-미 연합공군.

그러나 우리는 북한을 상대로 전쟁을 할 경우엔 ‘킬 체인’이 아닌 ‘타격(STRIKE)’이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의 핵시설과 레이더기지 같은 고정목표물부터 제거하고 장사정포와 방사포를 우선 타격해야 한다.
 
2015년 북한의 DMZ 포격 도발 당시에도 우리 군은 반격을 준비했었다.그 반격은 AIR-STRIKE(공습)까지도 포함하는 전형적인 전쟁개념이었다.
 
THAAD 배치를 공식화 했음에도 현재까지도 언제 배치가 완료될지는 요원하다. 미군이 운용하는 THAAD에 우리는 부지만 제공할 뿐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시간만 질질 끌고 있다. 킬-체인은 시간의 최소화 개념이다. 적을 탐지하고 추적하고 공격하는데 10분 안에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다.
 
THAAD 배치조차 한 달이 넘도로 지지부진한 마당에 어느 세월에 킬-체인을 실현한단 말인가?
 
말만 앞서는 ‘킬-체인’보다는 여론과 정치권에 질질 끌려가지 않는 군이 되길 바랄 뿐이다. THAAD를 성주 성산포대가 아닌 제3의 장소로 변경 검토하는 것은 큰 실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