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실천 수범 김성춘의 글향기
곡(哭)하는 남자
김성춘 | 승인 2016.07.31 02:47
사람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나라에서는 원통한 죽음이 많다.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한동안 봉평 터널에서 버스추돌로 세상을 떠난 네 명의 아가씨들이 가여워서 가슴이 아팠다. 도대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내 딸을 잃은 것 같았다.
 
우리에게「백안시(白眼視)」란 고사성어로 너무나 잘 알려진 옛 사람 완적은, 이웃의 한 아리따운 아가씨가 죽었을 때 불쑥 그 집에 찾아가 조문을 하고 꺼억꺼억 소리 내어 울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이를 요절한 아름다운 생명에 대한 애도의 눈물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과연 완적답고 완적이 아니면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이러한 완적에게서 삶의 여유로움과 맑은 영혼 그리고 생명에 대한 연민과 연대를 도처에서 읽을 수 있었다. 생각하면 생명에는 미추(美醜)나 우열(優劣)이 있을 수 없을 것이고. 모든 죽음은 슬프지만 원통한 죽음은 더 슬프다 할 것이다.
 
봉평에서 죽은 네 아가씨가 그 원통한 죽음이고. 완적이 조문하면서 운 아가씨도 그 원통한 죽음이고 세월호 침몰로 죽어간 안산의 어린 학생들도 원통한 죽음인 것이다.
 
사람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나라에서는 원통한 죽음이 많다. 권력욕과 재물욕이 극심한 나라에서도 원통한 죽음이 많다. 부정과 비리가 창궐한 나라에서도 원통한 죽음이 많다. 생명에 대한 얘기가 미약한 나라, 우리나라가 바로 그런 나라인 것이다.
 
우리 평범한 죽음 앞에서도 눈물을 흘리자. 우리 원통한 죽음 앞에서는 더 많은 눈물을 흘리자. 여기에서만은「아녀자의 눈물」을 흘리자. 그러나 생면부지 사람의 죽음에 아무나 우는 것은 아니다. 완적 같이 가슴이 뜨겁고 마음 약한 사람만이 울 수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 나라에서는 앞으로도 곡(哭)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김성춘  kimmaeul@hanmail.net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성춘의 다른기사 보기
icon최근 이슈기사
대우조선해양, 한화그룹에 매각대우조선해양, 한화그룹에 매각
가을로 물드는 감나무와 은행나무가을로 물드는 감나무와 은행나무
한미연합해상훈련 참가하는 레이건호한미연합해상훈련 참가하는 레이건호
尹, 비속어 논란에 尹, 비속어 논란에 "사실 다른 보도로 동맹훼손…진상 밝혀져야"
icon가장 많이 본 기사
기사 댓글 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성북구 동소문동 2가 247 3층  |  TEL : 02-734-4530(代)  |  FAX : 02-734-8530  |  긴급연락처: 010-2755-6850
제호 : 푸른한국닷컴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298  |  창간일 : 2010. 07. 20  |  발행·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영준  |  마케팅이사 : 김혁(010-3928-6913)
Copyright © 2010-2022 푸른한국닷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ugsum@nate.com.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