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지상군을 공중에서 엄호하는 주한미군의 AH-64 아파치 공격헬기.사진@고성혁군사전문기자

육군도 항공력이 작전의 중심에 서는 시대 도래
한국군 AH-64E 아파치 가디언 순차적으로 36대 도입, 추가 도입도 검토해야
 
[고성혁 군사전문기자]22일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양평 비승훈련장에는 갑자기 폭우처럼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그래도 한-미 연합군의 공격헬기와 탱크는 적진을 향해 붉은 화염을 쏟아 냈습니다. 마치 북한군 탱크가 6.25때처럼 또 다시 내려온다면 우리가 다 처치(處置)하겠습니다라는 전의(戰意)을 불태우는 듯 했습니다.
 
22일 기자들에게 공개된 한-미 연합 육군항공 실사격 훈련은 오전과 오후 2차례 실시되었습니다. 이날 훈련은 이제 육군도 항공력(航空力)이 주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실전 같은 훈련이었습니다.
 
훈련이 개시되었다는 무전과 함께 순식간에 눈앞에선 주한미군의 OH-58 카이오와 무장정찰 헬기가 스쳐 지나갔습니다. 카메라 앵글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하늘로 솟구치는가 싶더니 이내 로켓포와 기관포를 적진을 향해 발사했습니다.
 
OH-58 카이오와 무장(武裝)정찰헬기의 특징은 로터 위에 영화 ET처럼 생긴 둥근 정찰 장비입니다. TV 카메라, 열영상장비, 레이저 조준기가 통합되어 있으며, 적진을 정찰하여 아군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한국에 30대 재배치된 주한미군의 OH-58D 카이오와 무장정찰 헬기.사진@고성혁군사전문기자

OH-58 헬기는 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 때도 한국군의 요청으로 강원도 일대에서 정찰임무를 수행한 바 있습니다. 야간 정찰에 탁월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제 이 정찰헬기를 보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미군은 신형 경무장 헬기를 도입하면서 OH-58카이오와 헬기 퇴역을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미국에선 퇴역 기념 비행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어쩌면 한국의 비승훈련장에서의 실사격 훈련이 마지막으로 공개되는 비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찰이 끝나자 육군 3기갑여단의 탱크와 장갑차가 적진을 향해 돌진 했습니다. 3기갑여단의 경우 북한군 무기와 전술에 가장 정통한 부대이기도 합니다. 육군의 AIR-POWER 코브라가 지상군을 엄호하면서 적진을 향해 로켓과 기관포를 발사하자 이내 3기갑여단의 K1 탱크의 주포도 굉음을 토해 냈습니다. K1탱크 주포 발사시 충격파가 온몸으로 전해졌습니다.
 
그 순간 갑자기 등 뒤에서 먼지를 일으키면서 주한미군의 AH-64D 롱보우 아파치 공격헬기가 불쑥 쏟아 올랐습니다. 너무도 놀랐습니다. 전혀 헬기의 접근을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롱보우 아파치 공격헬기의 정찰과 엄호 하에 또 다른 아파치 공격헬기가 한국 3기갑여단 탱크 바로 위에 포진하였습니다. 지상에는 K1 탱크가, 공중에는 항작사의 코브라 공격헬기와 미군의 아파치가 한데 모여서 적진을 향해 동시에 불을 뿜었습니다. 한마디로 장관이었습니다.

북한군 기갑부대를 섬멸하는데는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는 최상의 조합입니다. 훈련에 참가한 아파치 3대 코브라 3대만 하더라도 이론상으로는 적 탱크 80여대를 파괴할 수 있는 전력입니다. 이제 육군도 항공력이 핵심인 시대가 된 것입니다.
 

주한미군의 AH-64D 롱보우 아파치 공격헬기 폭우속에서도 전천후 작전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사진@고성혁군사전문기자

지상에서는 3기갑여단 소속 K1 탱크의 주포에서 그리고 공중에선 한국군의 코브라 그리고 주한미군의 아파치 공격헬기가 불을 뿜었다.사진@고성혁군사전문기자

폭우속에서 작전하는 아파치 공격헬기. 비의 모습이 선명하다.사진@고성혁군사전문기자

오후 훈련도 오전과 같은 시나리오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순간 소나기가 쏟아졌습니다. 굵은 빗줄기가 아파치 공격헬기의 로터에 맞아 부서지면서 하얀 여운을 남겼습니다. 매우 보기 드문 장면입니다. 어떤 기상조건하에서도 전천후 전투 수행능력을 갖고 있는 아파치의 진가를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지난 5월 26일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AH-64E) 4대가 부산항으로 들어왔습니다. 앞으로 총 36대 2개 대대(大隊)분이 한국군에 배치될 것입니다. 하루빨리 한국군의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의 훈련모습도 기대해 봅니다.
 
북한군 기갑부대를 섬멸하는데는 아파치 공격헬기만한 무기가 없습니다. 한국군이 36대 도입한다고 해도 과거 주한미군의 72대 전력에는 못 미칩니다. 추가적인 아파치 공격헬기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PS.흑표전차 100대 살 돈이면 아파치 공격헬기 16대입니다).
 

항공작전사령부 소속 코브라 공격헬기의 엄호아래 3기갑여단 K1 탱크가 적진을 향해 불을 뿜는 모습.사진@고성혁군사전문기자

훈련이 끝나고 한-미 양국 장병들의 기념촬영이 있었습니다. 이우판 항공대대장은 인터뷰에서 "우리 군은 실전적인 훈련을 통해 적을 궤멸시킬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완비하고 있으며"호국영령과 선배 전우들이 피로 지켜온 대한민국을 어떠한 적도 감히 넘볼 수 없도록 굳건하게 지켜내겠습니다"라고 다짐을 했습니다. 마치 북한군 탱크는 우리가 처치 하겠습니다라고 들리는 듯 했습니다.

항작사 이우판 중령.사진@고성혁군사전문기자

주한미군 2항공여단 OH-58 조종사 스틱 소령.사진@고성혁군사전문기자

인터뷰하는 3기갑여단 이정환 중령.사진@고성혁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