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사진@푸른한국닷컴DB

공직자들이 마음대로 골프를 칠 수 있게 됐다.
 
[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과 박용만 대한상의회장,한무경 여성경제인연합회장과 함께 골프 라운딩을 하면서 '공직자 골프 금지'가 2년 2개월여 만에 해제됐다.
 
박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3년 3월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현역 군 장성들이 군 전용 골프장에서 골프를 쳐 논란이 되면서다.
 
이때 박 대통령은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안보가 위중한 이 시기에 현역 군인들이 골프를 치는 일이 있었다"며 "특별히 주의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13년 6월 국무회의에서 이경재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공직자의 골프 금지를 해제했지만 박 대통령은 싸늘했다.
 
한 달 뒤인 7월 국무회의 직전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이 접대골프가 아니면 공직자들이 휴일에는 골프를 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건의하자 "제가 골프를 치라 마라 한 적이 없다"면서도 "그런데 바쁘셔서 그럴 시간이 있겠어요?"라고 물었다.
 
박 대통령은 작년 2월 국무위원과의 티타임에서 "골프가 침체돼 있다. 활성화를 위해 좀 더 힘써달라는 건의를 여러 번 받았다"면서 문화체육관광부에 골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이를 계기로 당시 최경환 부총리가 경제단체장들과 골프 약속을 잡았지만 5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확산되고, 경기도 가라앉으면서 무산됐다.
 
지난 26일 박 대통령은 언론사 보도·편집국장과의 간담회에서 공직자 골프에 대해선 자유롭게 하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골프를 칠 시간이 있겠냐'라는 이야기를 확대 해석할 필요없고, 그런 금지령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줄을 상상도 못했다"며 "공직자들이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내가 휴식도 하면서 내수를 살리는 데 기여를 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골프를 하면 모든 것이 지나치지 않으면서 국민들이 받아들일 때 내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고 좋다고 느끼지 않겠냐"면서 "내수를 살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골프 칠 시간이 있겠느냐'는 발언에 대해서는 "그냥 골프 치러 나가면 하루가 다 소비되는 것처럼 여겨지니 바쁘겠다고 순수히 생각한 것"이라며 해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공직자 세계에서는 박 대통령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회의적 시각이 다수였다.
 
그러나 경제정책을 이끄는 유 부총리가 공식적으로 골프를 치면서 공직자들의 의구심은 해소되고 마음대로 골프를 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