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맥스썬더 훈련에 참가한 공군 F15-k 전투기가 활주로로 이동중이다.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이제 한-미 연합훈련의 중심은 공군의 맥스썬더 훈련이다
 
[고성혁 군사전문기자]20일 군산 미공군기지에서는 2016년 맥스썬더 훈련을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4월 15일부터 29일까지 실시되는 한-미 공군의 연합훈련입니다. 맥스썬더 훈련을 끝으로 지난 3월 초부터 시작한 KEY-RESOLVE 훈련과 독수리 훈련의 대미를 장식하게 되었습니다.
 
맥스썬더 훈련은 2008년부터 실시되었습니다. 2007년 한국공군이 F15-K를 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미본토에서 실시하는 RED-FLAG훈련에도 참가하시 시작했습니다.

미국 동맹국 공군과 연합훈련을 하기 전에 한국에서 주한 미공군과 실전처럼 예행연습을 하기 시작한 것이 맥스썬더 훈련의 시작이었습니다.

최첨단 미공군과 연합훈련을 하기 위해선 우리 항공기도 기술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야 합니다. 사실 구식 F-4 팬텀전투기로는 미공군 및 유럽의 공궁기와 함게 하는 RED-FLAG에는 참여하기 곤란했습니다. F15-K를 도입하면서 최첨단 미공군 및 유럽의 미동맹국 공군과 연합훈련이 가능하게 된 측면이 있습니다.

맥스썬더 훈련은 2008년부터 매년 2차례씩,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서 실시했습니다. 한번은 한국공군이 주도하고, 그 다음은 미공군이 주도하는 형식이었습니다.

특히 F15-K를 도입하면서 시작한 맥스썬더 훈련은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F15-K 전투기는 데이터통신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아날로그 전화기에서 스마트폰으로 발전했다는 의미입니다.

.청주기지에서 전개한 팬텀 F4-E.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기존의 F4팬텀이나 F5 전투기를 아날로그 전화기로 비유한다면 F15-K 전투기는 LTE 스마트폰에 견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구식 전투기는 음성통신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나 F15-K부터는 위치가 노출되는 음성통신을 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데이터로 각종 자료를 넘겨 받으니 실전에서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전력차이를 가져옵니다.
 
게다가 우리 공군이 피스아이 조기경보통제기까지 도입하면서 명실상부하게 세게 최첨단 공군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그에 따른 전략전술을 미공군과 같이 훈련하면서 전술을 연마한 훈련이 바로 맥스썬더 훈련입니다.
 
기자가 매년 맥스썬더 훈련을 취재하면서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제 한-미 연합훈련도 공군중심으로 바뀌었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80년대를 대표하는 한-미 연합훈련은 팀-스피리트 훈련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공군의 맥스썬더 훈련이 한-미 연합훈련의 핵심이 된 듯한 느낌입니다. 이라크 전쟁에서도 하늘을 지배하는 자가 전쟁에서 이기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북한군을 꼼짝 못하게 만든 한-미 연합공군
 

출격에 앞서 양손을 들어 동료들에게 인사하는 조종사.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북한군의 장사정포나 방사포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우리의 대응수단은 사실 공군에 있습니다. 육군의 경우 사거리에 제한을 받지만 공군은 명령만 주어지면 북한지역 어디든 공격이 가능합니다.

2015년 목함지뢰 사태가 발생했을 때 우리가 대북방송을 재개하겠다고 하자 북한은 “만약 대북방송을 감행한다면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고 위협을 가했습니다. 시간까지 정해놓고 말입니다. 그러나 사실 북한군은 꼼짝도 못했습니다.

우리 공군이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당시 우리 하늘엔 공군기가 대기하면서 명령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미 공군은 보란 듯이 휴전선을 따라 위력비행을 하고 공개까지 했습니다. 그만큼 공군은 이제 대북 억제력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2016 맥스썬더 훈련에도 한-미 양국의 전투기 F15K, EA18G, FA18C등 100여대가 참가했습니다. 지원병력만 해도 1.800여명이 투입되는 아시아에서는 가장 큰 공군훈련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2016년 맥스썬더 훈련의 특징 - 그라울러 전자전기
 

이륙하는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매년 비슷한 시나리오에 따라 맥스썬더 훈련이 진행되지만 해마다 약간씩 특징이 있습니다. 2016년 올해 맥스썬더의 특징은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의 전면배치입니다.

2014년 맥스썬더훈련때도 그라울러 전자전기가 투입되었지만 기자들에게 제한적 공개만 했습니다. 주기된 모습만 보여주었을 뿐 이착륙 모습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6년 맥스썬더 훈련에는 미 워싱턴주 위드베이 해군기지에서 전개한 VAQ-138 전자전공격대대의 그라울러가 이착륙 모습까지 공개했습니다. 무려 4대가 맥스썬더 훈련에 참가했습니다.

미본토에서 한국으로 개한 VAQ-13 전자전 공격대대 EA-18G 그라울러.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어떤 의미에서는 그라울러 전자전기가 F22 랩터 스텔스전트기보다 더 위력적입니다. 스텔스기는 적에게 안들키게 하는 정도라면, 전자전기는 적의 눈을 멀게 하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적의 레이더 및 대공미사일등 방공망을 무력화 시키는 역할을 전자전기가 담당합니다. 그라울러 4대정도라면 북한의 방공망은 완전히 초토화 시킬 수 있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2차 걸프전당시 바그다드 상공에 불꽃놀이처럼 수놓은 이라크의 대공포는 허공을 향해 발사했습니다. 미군기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의 핵심장비 전자전 포드.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전자전기가 방공 레이더와 통신시설을 ‘먹통’으로 만들면 뒤 따르는 공격기는 차례차례 레이더와 미사일기지를 파괴했던 것이 이라크전의 전쟁초기 모습이었습니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평양 상공에 가장 먼저 진입할 전투기는 아마도 전자전기가 될 것입니다.

우리 공군도 전자전기에 대한 소요제기를 했다고 하는데 언제 도입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 그라울러 전자전기는 미공군 외에는 호주공군만 도입예정입니다. 그만큼 전자전기는 미공군에 있어서는 전략자산에 속하는 무기체계입니다.
 
호주공군의 경우 F35의 스텔스 성능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만약 전자전기를 판매하지 않는다면 F35 구매를 취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그것은 표면적 이야기일 뿐, 호주가 아시아 태평양에서 미국과 함께 중국의 팽창에 맞서기 위한 최우선 동맹국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미7공군 사령관과 한국 공군작전 사령관의 교차 지휘비행 실시
 

교차 지휘비행 후 동맹의 결의를 다짐하는 오셔너시 미7공군 사령관과 이왕근 공군작전사령관.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20일 훈련에는 미7공군사령관 오셔너시 중장과 이왕근 공군작전사령관(중장) 교차지휘비행을 실시했습니다. 미7공군 사령관 오셔너시 중장은 최초로 한국공군의 FA-50에 탑승하여 공중에서 작전지휘를 했으며 반대로 이왕근 중장은 미공군의 F-16에 탑승해 지휘비행을 했습니다.

미7공군 사령관이 탑승하여 지휘비행한 한국 공군의 FA-50 공격기.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FA-50을 살펴보는 오셔너시 공군 사령관.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비행이 끝나고 먼저 도착한 오셔너시 7공군 사령관은 우리의 FA-50전투기를 구석구석 유심하게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오셔너시 중장은 기자회견에서 "맥스썬더는 수준 높은 훈련으로 유사시 한·미 공군의 연합 작전 능력을 강화시키는 좋은 기회"라며 "태평양 지역에서 전개되는 대규모 전력을 통해 미국의 한반도 방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이왕근 공군작전사령관은 “한·미 공군은 맥스썬더를 통해 적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도발을 하더라도 완벽히 제압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맥스썬더 훈련의 성과를 확인했습니다.
 
이번에 미7공군 사령관이 우리의 FA-50에 탑승하고 지휘비행을 한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차기 미 공군 고등훈련기 선정에 우리의 T-50도 도전장을 냈기 때문입니다. T-50은 한국의 KAI와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공동으로 제작한 기체입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해 봅니다.
 
국민과 국회가 풀어주어야 할 공군의 숙제
 
2016년 맥스썬더 훈련에도 한국공군의 F4-E 팬텀과 F-5(제공)도 참가했습니다. 활주로에 도열해 있는 팬텀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합니다.

미국에서는 박물관에 가야 볼 수 있는 팬텀을 한국공군은 아직도 현역에서 사용하고 있으니 음으로든 양으로든 대단하다 하겠습니다. 미공군 조종사도 신기하게 보는 한국공군의 팬텀전폭기입니다. 미군 조종사 입장에서는 아버지 세대에 타던 기체를 아직도 현역(?)에서 운용하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겠지요.

영화배우 신성일씨의 친형인 강신구 중령이 1969년 8월29일 대구기지에 최초로 팬텀기를 도입하면서 지휘비행을 했다.

전세계적으로도 팬텀을 현역으로 사용하는 국가는 몇 안됩니다. 5개 나라정도에 불과합니다. 교체 부품 구하기도 힘들텐데 작전에 지장없도록 지원하는 정비부서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60년대 전투기 팬텀부터 가장 최신예 스텔스기까지 운용하는 대한민국 공군은 이래저래 대단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은 예산(돈)에 귀결됩니다. 노후기체 교체도 걸려있고, 피아식별장치 교체도 급하고, 기존 F16전투기의 항전장비 업그레이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장비가 업그레이드 되지 않는다면 최신장비로 무장한 미공군과의 연합훈련 뿐만 아니라 유사시 연합작전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이륙하는 F15-K.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2016년 맥스썬더 훈련 취재후기를 마무리 하면서 지금도 활주로를 박차고 이륙하는 전투기의 굉음이 귀에 선합니다. 일부 시민단체는 소음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자유를 지키는 아름다운 음악"이라고 말한 퇴역 공군조종사의 말이 가슴에 와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