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부대봉사단 등 5개 시민단체가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천안함특별법 제정 범국민서명운동’에 돌입할 것을 선포하고 천안함 특별법 제정 촉구와 세월호 특별법 폐지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이상천 기자

엄마부대봉사단 등. ‘천안함특별법 제정 범국민서명운동’에 돌입할 것

엄마부대봉사단(상임대표 주옥순, 이하 엄마부대) 등 시민단체들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순국 장병 홀대하는 국가에는 결코 미래가 없다”며 ‘천안함특별법 제정 범국민서명운동’에 돌입할 것을 선포하고, ‘천안함특별법 제정’을 강도 높게 촉구했다. 

엄마부대, 나라살리기운동본부, 탈북엄마회, 학부모엄마회, 정의로운시민행동 등 5개 시민단체 회원들은 ‘천안함 특별법을 제정하라’ 제하의 기자회견을 열고 “수학여행 가던 중, 혹은 개인적인 일로 여행 가던 중 발생한 세월호 사고에도 특별법까지 만들어 엄청난 혜택을 주는 마당에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천안함 장병들을 이대로 냉대 속에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비평하며 “천안함특별법 제정이 대한민국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주장하며 이처럼 밝혔다.

엄마부대 등 이들 시민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피폭된 지 벌써 6주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은 핵과 미사일로 연일 대통령을 협박하고 청와대를 폭파하겠다는 으름장으로 대한민국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이에 편승한 간교한 세력들이 북한을 감싸며 우리나라를 갈등과 혼란의 도가니에 빠뜨려보겠다는 거짓 선전선동이 난무하고 있다”고 의분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들 시민단체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아들 46명이 국가와 국민을 지키다 장렬히 전사해 이들의 순국을 애도하고 원수를 갚는 데 힘을 모으기는커녕 적대세력이 늘어놓는 황당한 궤변에 놀아나 그 말 그대로 앵무새처럼 되뇌고, 확인되지도 않은 온갖 유언비어까지 덧붙여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는 세력들이 버젓이 대한민국 안에 활개 치고 있다는 현실은 천안함 유가족과 생존자들에게 씻지 못할 상처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어떻게든지 대한민국 국혼(國魂)을 흔들어보고 국가 브랜드에 먹칠을 가해 망쳐보려는 간교한 세력들의 불순한 술책에 결연히 규탄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이들 시민단체는 “세월호 사고는 수학여행 간 거고 천안함 폭침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다 희생당한 거다.”라고 명쾌히 구분하면서 “천안함 폭침은 우리들의 교훈이다. 특별법 제정하라!”고 요구했으며, “국민 세금 낭비하는 세월호 특조위 해체하라”고 단언했다.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는 6년 전 천안함 폭침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생존 장병 두 명이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폭침 당시 살아 돌아온 생존 장병 전준영 씨가 “엄마부대 등 시민단체의 생각에 공감한다”면서 아스팔트 위에 넙죽 큰절을 올리고 있다. 사진@이상천 기자

생존 장병 전준영 씨는 발언 차례가 돌아오자 “엄마부대 등 시민단체의 생각에 공감한다”면서 아스팔트 위에 넙죽 큰절을 올린 후 마이크를 잡았다.

전 씨는 “나라를 지키다 북한의 공격으로 전우를 잃은 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하며 “그런데도 저희를 바라보는 사회의 많은 편견과 오해, 무관심이 우리 생존장병을 더욱 힘들게 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전 씨는 “국방의 의무를 다한 것이 죄라면 죄인 저희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진실을 은폐했다는 어떤 사람들의 의심과 보상 많이 받아 잘살고 있다는 선입견은 우리를 더욱 힘들게 했다”고 체험담을 털어놓았다.

또 다른 생존 장병인 김윤일 씨는 “지금까지 겁쟁이 패잔병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경계를 완수하지 못한 군인으로 남을 것 같다”면서 “오늘 제가 작은 용기를 내어 기자회견에 참석한 것은 천안함 참전자들과 지금 이 순간에도 나라를 지키는 수십만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기자회견에 참석한 동기를 소개했다.

김 씨는 “‘국가로부터 큰 보상을 받지 않았느냐?, 천안함 사건의 진실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아직도 받고 있다”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우며, “진실은, 적의 기습공격을 받았고, 전우를 잃었고, 우리는 전투에서 생존했지만, 그에 따른 적절한 지원과 치료를 받지 못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김 씨는 “저희는 천안함 폭침에 따른 후유증과 생존자에 대한 편견 어린 시선 속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는 먼저 간 전우들을 위해서라도 당당하게 살아가려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생존 장병인 김 씨는 “나라를 지키다 생존한 장병들의 고통에 우리 사회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외면하고 있다면 어느 장병이 최전방에 가서 나라를 지키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여 반문하기도 했다.

엄마부대 주옥순 상임대표는 “만약 천안함 피격과 같은 국가적 위기 사태와 관련해 특별법이 제정되고 희생 장병과 살아 돌아온 전우들, 지금까지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고통받고 있는 장병들에 대해 합당한 처우와 보상이 이뤄졌다면 대한민국은 한층 굳건한 나라로 우뚝 설 것”이라며 “늦었지만, 이제라도 국회와 정부 그리고 국민이 천안함 폭침으로 희생당한 장병들의 넋을 기리고 그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최고의 예우를 다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해 천안함 전사자 46명과 생존장병 56명에 대해 가슴 깊이 아로새겨 오래도록 감사드리고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마지막으로 엄마부대 주 상임대표는 ‘천안함특별법 제정 범국민서명운동’에 돌입할 것을 선포한 후, “전사자와 생존 장병들의 희생에 존경을 표하고 호국 영웅들의 투혼을 기리는 차원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천안함특별법 제정 범국민서명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주시기를 요청한다.”고 간곡히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