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시민에게 사과했다.
 
[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문 전 대표는 8일 국립 5·18 민주묘지, 광주공원, 전남대 후문, 월곡시장 등을 돌며 지역 유권자를 만났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 충장로에서 발표한 ‘광주시민들께 드리는 글’에서 “그 애정에도 불구하고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대선)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같다”며 “진정한 호남의 뜻이라면 저에 대한 심판조차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당의 전 대표로서, 그 이전 대선 주자로서 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며 “호남 분들의 전폭적 지지를 밑거름 삼았던 제가 여러분에게 한 번도 제대로 승리의 기쁨을 돌려드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저에 대한 섭섭함 때문에, (당의) 유능한 인재들의 면면을 외면하지 말아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국민의당을 겨냥, “호남을 볼모로 자신의 기득권에만 안주했던 구시대적 정치, 호남 민심을 왜곡해서 호남을 변방에 가두어 두려는 분열적 정치인. 더민주 후보들을 통해 그런 구시대적, 분열적 정치인을 심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야권 관계자의 말을 인용 “문 전 대표가 무릎을 꿇고 정계 은퇴와 대선 불출마 카드까지 꺼내든 것은 이번 총선에서 호남을 잃고 패배한다면 차기 대권도 바라볼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당으로 목포에 출마한 박지원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의 조건부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호남 특히 광주에서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거둔 것은 오래 전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의원은 “문 전 대표가 미묘한 시기에 호남을 방문하는 이해득실을 계산했을 것”이라며 “오늘의 야권분열의 책임을 통감하고 5.18 정신을 훼손한 김종인 대표의 임명 등 그간의 모든 언행에 진솔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박 의원은 또 “우리 호남인들도 절제된 표현으로 구실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권면하며 거듭 조용한 방문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대패하는 것은 물론 호남에서도 몇 석을 못 얻을 것 같다”면서 “문재인 전 대표는 어차피 야권 참패의 총체적 책임을 져야 하며 정계은퇴 압박에 시달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