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대남 총책 김양건이 죽고 난 후 이상해진 북한
 
[고성혁 역산안보포럼 대표]김양건이 죽고 난 후 북한이 이상하다. 대남 전략에서 밀땅(밀고 당기기)이 없어졌다. 대남전략에 있어서 북한이 구사한 살라미 전술은 대단했다. 빨리 성과를 내야 하는 한국이나 미국정부 애간장을 녹였다. 몇년 하면 그만 두는 한국의 대북 관련 관료는 협상에서 번번이 나가 떨어졌다. 94년 미-북 핵협상이 대표적 예다. 결과적으로는 미국이 나가 떨어졌다.
 
그런데 김양건이 죽고 난 후 북한이 하던 살리미 전술이 없어졌다. 그냥 냅다 지르는 타입으로 변했다. 고스톱으로 말하면 못 먹어도 고, 포커로 치면 무조건 콜이다. 과거엔 보지 못하던 시츄에이션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 폐쇄를 선언하자 북한은 한 술 더 떴다. 자기네들이 주도권을 잡는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당일 오후 5시 반까지 전원 추방을 명했다. 인질도 잡지 않았다. 포커판에서 패도 안보고 100받고 200 더 콜을 외친 셈이다.
 
이것은 과거 북한의 대남전략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김양건이 있었다면 개성공단 책임자 몇명 정도는 분명히 인질로 잡았을 것이다. 바둑으로 치면 패감을 싹 없앤 꼴이 되었다.
 
덕분(?)에 박근혜대통령은 발목 잡힐 일이 없어졌다. 만약 인질이 있었다면 야당이 가만 있었을까?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인질부터 구해야 하니 북한하고 대화하라고 난리를 쳤을 것이다. 그런데 북한이 모두 추방시켜 주니 천만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물 밑 접촉하던 미-북 평화회담, 4차 핵실험으로 날아가
 
더욱 놀라운 것은 4차 핵실험을 하기 직전에 미국과 평화회담 관련 밑거래가 오고가고 했었다는 것이다. 한국 외교파트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절호의 찬스마저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날려 버렸다.
 
김양건 같은 노련한 대남전문가가 있었다면 미국과의 평화회담 진행을 위해 핵실험을 연기 시켰을 것이다. 살라미 전술은 밀고 당기기로 상대방의 패를 떠 봐야 한다.
 
그런데 4차 핵실험으로 인해 중국에 기울던 박근혜정부의 외교방향은 곧 바로 한-미-일 삼각동맹으로 원위치 했다. 한국을 꼬시기(?)에 공을 들이던 중국도 당혹하긴 마찬가지다.
 
이제 수소폭탄 실험까지 했다고 의기양양한 북한은 한국과 미국이 당황해 할 줄 알았는데 뜻 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한국이나 미국이 모두 수소폭탄이 아니라고 부정해 버렸다.
 
그러자 이내 장거리 미사일도 발사했다. 핵과 미사일을 결합했다는 것을 북한은 인정 받고 싶었다. 그런데도 한-미 당국은 북한은 아직 핵탄두를 실을 만큼 핵소형화를 이루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김정은은 약이 올랐다. "우리 핵 소형화 했다우 남조선 동무들 보라우"라고 하는 듯 자신들이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핵탄두"까지 공개했다. 그것도 고화질 사진으로 말이다. 이것도 과거엔 상상하기 힘든 부분이다.
 
핵 보유 인정받고 싶은 김정은 - 자신의 패를 모두 꺼내다
 
그러자 이번에도 역시 한-미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관련 기술을 비아냥 거렸다. 설령 핵탄두를 만들었다고 해도 아직은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단계는 아닐 것이다. 대기권 재진입 단계에서 고온 고압을 견딜 탄두는 힘들것이다라고 멘트를 날렸다. 자신이 공개하면 한-미 당국이 놀라거나 당황해야 맞는데 오히려 부정하니 김정은은 약이 바짝바짝 오른 것이다.
 
김정은은 또다시 고해상도 사진을 공개했다. 미사일 공장과 함께 대기권 재진입 시험을 한 듯한 미사일 탄두를 공개했다. 그래도 역시 한-미 당국은 제대로 된 성능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가볍게 흘려버렸다.
 
현재 북한 김정은이 보이는 태도는 마치 어린애한테 "너 그거 없지?"라고 하면 "나 그거 있어" 하면서 주머니에 있는 것 다 꺼내 놓는 그런 형국이다. 말 한마디 한마디 할 때마다 김정은은 자신이 갖고 있는 패를 다 꺼내놓고 있다.
 
이것은 북한에는 김정은외에는 그 누구도 입도 벙긋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상황을 잘 이용하면 김정은을 제풀에 넘어지게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