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잠수함.사진@온라인커뮤니티

천안함 폭침에 대한 보복은 우리 잠수함 부대의 숙제로 계속 남아있다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11일(현지시간) 미국의 CNN의 바바라 스타 기자는 북한 잠수함 실종 뉴스를 보도했다. CNN은 "지난 주 초 북한 잠수함 한 척이 갑자기 교신이 끊어져 북한이 사라진 잠수함을 수색하고 있는 상황을 미국의 정찰위성과 항공기, 함정이 은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하면서 ”확실치는 훈련중 어떤 류의 고장을 일으킨 것으로 믿는다"고 미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서 보도했다.

12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도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실종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 잠수정은 ‘연어(Yuno)’급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침몰추정(presumed sunk)이라고 하면서 보다 상세하게 보도했다. 특히 실종된 연어급 잠수함은 2010년 천안함을 폭침시킨 바로 그 잠수함과 같은 종류다.
 
북한 잠수함에 대해 외신들이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사상 최대라는 2016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에 맞서서 전면적 서울해방작전을 시행토록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영국의 가디언지는 과거의 전례로 볼때 혹시라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TV조선은 우리 군당국자의 말을 인용하여 "북한 잠수함은 노후도가 심각해서 언제든 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잠수함 승선 경험이 있는 해군 예비역들 중 일부는 “언론에 보도는 도지 않았지만 80년대에도 북한의 잠수함 실종(침몰)은 종종 있었다”고 귀띔하면서, “북한의 연어급이나 유고급 잠수함은 소형이기 때문에 장기간 작전이 힘들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파악되지 않았다면 침몰에 무게를 두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잠수함 침몰 사례들
 
사실 사고로 인한 잠수함 침몰은 종종 있었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2000년 8월 12일 북해 바렌츠 해에서 러시아의 핵 잠수함인 쿠르스크 호(Kursk; K-141)의 폭발사고 침몰이 대표적이다. 이 사고로 118명의 승무원이 전원 사망했다. 2001년에 네덜란드 회사(Mammoet 와 Smit International)가 쿠르스크 잠수함을 인양하는데에 성공했다. 조사한 결과는 어뢰실에서의 화재(火災)로 추정했다.
 
잠수함 사고는 유독 구(舊)소련이 만든 잠수함이 많다. 소련의 첫 핵잠수함 침몰은 1970년 4월 스페인 비스케이만 인근 해상에서 발생했다. 훈련 도중 선체에서 불이나 함장은 승무원 전원 탈출하였으나 인양 준비하기 위해 52명이 재 승선(乘船)했다가 질식사 했다.

1982년에도 소련의 K-27 잠수함은 원자로 반응로 사고로 시베리아 북쪽 카라해에서 침몰했다. 구소련 핵잠수함의 원자로는 나트륨을 열교환기(交換機)에 사용한다. 나트륨은 조금이라도 누출이 되면 물과 급격하게 반응하여 폭발한다. 안전(安全)에 취약한 소련 잠수함의 문제점이다. 가장 최근 잠수함 침몰은 2008년 동해에서 있었다.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K-152 잠수함이 훈련을 마치고 귀환하던 중 가스 누출 사고로 20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다쳤다.
 
잠수함의 침몰사고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어뢰 추진체 배터리액의 누출로 어뢰실이 폭발한 사례도 있다. 가장 많은 사고는 화재다. 잠수함 내 화재는 치명적이다. 밸러스트 탱크의 밸브 고장도 침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노후된 잠수함의 사고로 인한 침몰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잠수함 전단장을 지냈던 예비역 김모 제독은 “동해상에서 실종되었다면 북한의 능력으로는 실종된 잠수함을 찿아내거나 구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잠수함내 사고는 그만큼 치명적이며 긴급 부상하지 않는다면 침몰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정해진 시간에 교신이 없으면 비상사태로 간주
 
대체로 잠수함은 잠항에 들어가면 통신이 어렵다. 적에게 발각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에 잠수함의 통신은 극히 제한된다. 사령부와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통신을 한다. 일종의 잠수함 안전을 위한 "제로 타임"이 설정되어 있다. 부상 예정시간, 안전보고 간격, 입항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제로 타임”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1.통신확인(Com Check)
전 작전요소에 통신확인을 요청하는 신호이다.
 
2.잠수함 탐색(Sub Look)
제로타임에서 1시간 경과시 가까운 세력부터 탐색에 들어가도록 발하는 신호이다.
 
3.잠수함 실종(Sub Miss)
제로타임에서 4시간 경과시 발하는 신호이다.
 
4.잠수함 침몰(Sub Sunk)
잠수함 침몰이 확인되었을 때 발하는 신호이며 구조작전이 시작된다.
 
아마도 북한의 경우도 지정된 시간이 지나도록 잠수함에서 교신도 없고 귀환도 하지 않으니 비상이 발동되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미군은 북한이 잠수함을 호출하는 신호를 포착하고 실종사실을 감지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보복은 우리 잠수함 부대의 숙제로 계속 남아있다

CNN을 통해 신속하게 그 소식이 전해진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외신의 눈으로 보기엔 북한 잠수함의 동태(動態)는 그만큼 민감한 사안이라는 반증(反證)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극비(極祕)사항에 속하는 북한의 잠수함 실종 소식을 그토록 빨리 CNN이 보도했는가 하는 부분이다. CNN의 북한 잠수함 실종 보도의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이번 북한 잠수정(함)의 실종사건을 접하면서 필자는 잠수함 실종을 배경으로 한 톰 클랜시 원작의 영화 <붉은 10월:The Hunt For Red October)> 이 문득 생각이 났다. 최신예 소련잠수함 함장이 사고를 가장(假裝)하여 미국으로 망명하는 내용을 다룬 영화다.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고르바쵸프의 집권 직전인 1984년 11월, 소련의 타이푼급 잠수함이 캐나다 뉴펀들랜그 근해의 그랜드뱅크 남부에 떠올랐다. 그리고는 원자로 사고(事故)로 심해(深海)에 가라앉았다. 비공식 보고로는 승무원 몇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영화와 같은 내용을 미국과 소련은 모두 부정하였다. 필자는 혹시라도 북한 잠수정 실종이 영화 붉은 10월 같은 상황은 아닐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잠수함은 침묵의 암살자이다. 천안함은 북한 잠수정에 당했다. 북한 잠수정 하나 실종된 것으로도 한-미 당국과 외신(外信)이 그토록 예민한 반응을 보인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반대로 우리도 얼마든지 똑같이 되갚아 줄 수 있다. 외신에는 북한 잠수정 실종으로 보도되면 그것을 끝이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보복은 우리 잠수함 부대의 숙제로 계속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