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항인 브레머튼 항을 떠나 서태평야으로 전개하는 존 C. 스테니스 항모.

작전 가능한 6개 항모전단 중 2개 전단을 서태평양으로 배치 
 
[고성혁 역사안보포럼 대표]“현재 미 항모 전단은 어디에 있는가?” 미 동맹국에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미 대통령이 제일 먼저 묻는 말이라고 한다. 그만큼 미국의 항모전단은 중요하다. 현재 미 해군은 총 9척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을 운용중이다. 2018년에 신형항공모함인 제럴드 포드 급이 건조 중에 있다.
 
그런데 9척의 항모 중에 무려 4척이 수리 중에 있다. 실제 작전 가능한 항모는 6척이다. 지난 10년간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대테러戰을 지원하면서 정기수리가 지연되었다. 중동에서 대 테러전을 일단락 한 미 해군은 그동안 미루어 왔던 항모 정기 수리를 몰아서 하는 상황이 되었다.
 

자료편집@고성혁 군사전문기자

작전 가능한 항모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운데 최근 미 국방성은 니미츠급 항모 7번함인 존 C. 스테니스를 서태평양으로 전개토록 결정했다. 이에 우리 언론들은 북한의 수소폭탄실험과 연결 지어 한반도에 미 전략자산 배치로 연결짓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에 전개할 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왜냐하면 西태평양이라하면 한반도의 동해를 포함하여 동남아시아까지 모두 아우르는 넒은 해역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미7함대에 배속되어 일본 요코스카에 상주배치 되어 있다. 어째든 존 C 스테니스 함을 서태평양에 파견하는 것은 미국의 아시아 우선 정책의 일환이라고 판단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듯 싶다.
 
미 해군에 다시 열리는 필리핀 수빅만 기지
- 중국의 동남아 팽창에 미 해군 항모전단의 재배치 가능성
 

미항모와 나란히 항진중인 일본 해상자위대의 헬기 항모 휴가와 이즈모.

현재 미 항모전단은 세계적 분쟁지역인 중동지역에 2척이 파견되어 있다. 이번에 존 C. 스테니스가 서태평양지역으로 전개되면 중동지역처럼 미 해군의 2개 항모전단이 작전하는 지역이 된다. 서태평양지역은 미국 입장에서는 중국의 팽창을 막아야 하는 새로운 전략적 지역이다.

비단 북한의 핵실험만이 아니다. 오히려 중국의 팽창,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 중국의 팽창은 노골화 되고 있다. 남사군도에는 중국군이 무인도를 콘크리트로 보강하여 활주로까지 건설했다. 필리핀은 중국의 위협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필리핀은 최근 군사력 증강노력을 하고 있다. 한국으로부터 F/A-50 경 공격기를 도입한 것도 그 일환이다.
 
동남아 지역의 긴장 고조에 따라 미 해군은 싱가폴에 신형 연안 전투함 1척을 고정배치 한 것이 전부다. 이에 따라 서태평양으로 전개하는 존 C 스테니스 항모 전단은 동남아 지역을 주 작전지역으로 삼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이를 뒷받침 하는 것은 필리핀 대법원이 지난 1월 12일 미국과 필리핀 정부가 맺은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로서 미군은 1991년 필리핀 상원이 미군기지 조차기간 연장안을 부결해 1992년 필리핀에서 철수했다.

당시 필리핀의 반미정서와 함께 피나투보 화산의 대분화는 수빅만과 클라크 미공군기지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결국 엎친데 덮친데 격으로 미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필리핀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24년이 지난 현재 국제정세는 급변했다.

중국의 위협에 필리핀은 미국과 다시 손잡게 되었다. 따라서 장기적 전략차원에서 본다면 추가로 파견되는 미항모전단은 과거 미 해군의 기지였던 수빅만을 근거지로 작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의 對중국 전략에 연계하는 對北(대북)정책을 펴야
 
중국은 군사적 문제만큼은 언제나 북한 편이었다. 천안함폭침때도 그랬고 이번 북핵실험때도 그렇다. 중국입장에서는 북한의 핵실험보다 미국의 아시아 중시정책이 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미 공군의 B52 장거리 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자 중국은 북핵실험보다 더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미국이 對 아시아 전략은 북한에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은 북한보다는 중국의 팽창에 대비하는 보다 큰 아시아전략을 펼치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對중국 전략의 부분집합 중 하나일 뿐이다. 이점을 우리 외교안보라인은 현재 간과(看過)하고 있다. 북한의 핵문제등을 중국에 기대거나 중국을 통해 해결한다는 발상은 위험천만 하다.
 
일본은 전략적 차원에서 미국과 공조하고 있다. 미국과 연합훈련을 수행하기 위해 수직이착륙기인 V-22오스프리 도입을 결정했다.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일본과 미국은 한 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모두 중국의 팽창에 대비한 미국과 일본의 전략적 차원에 해당한다.

이에 비해 한국은 북한에만 시선이 고정되어 있다. 오히려 중국의 협조를 바라는 모습이다.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박근혜 정부는 외교안보의 시각과 지평선을 넓혀야 한다. 미국의 대중국 전략 속에 우리의 대북 전략을 펼쳐야 한다. 북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구실로 중국에 군사적 협조를 바라는 것은 호랑이 아가리에 제발로 들어가는 격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