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하하는 미군 전차 M1A2 SEP.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한미 도하훈련장의 역사성, 신라 칠중성 전투와 영국 글로스터 대대의 奮戰

[고성혁 군사전문기자]1951년 4월 22일 임진강변 파주 적성면에 주둔하고 있던 영국군 글로스터 대대는 중공군 사단병력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적성이 무너지면 그대로 문산-수색 축선은 중공군에 뚫리게 되는 상황이었다.

영국 글로스터 대대는 전체병력의 3분의 2가 전사하거나 포로가 되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글로스터대대의 항전으로 중공군의 서울로의 진격은 그만큼 지연되었다.

영국 글로스터 대대가 분전(奮戰)을 한 곳은 신라가 당나라에 맞서 혈전을 벌인 칠중성(七中成)과 정확히 일치하는 곳이었다.

 

▲ 나당전쟁 승전지 매소성

668년 고구려를 멸망시킨 당나라는 신라까지 넘봤다. 675년 2월 신라는 절제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칠중성 전투에서 당나라군에 대패를 했다. 신라의 주력부대가 거의 전멸되다시피 했다.

이 전투에서 패배로 인해 김유신장군의 아들 김원술(원술랑)은 김유신장군 가문에서 破門까지 당했다. 그 여세를 몰아 이근행이 이끄는 당군 20만은 신라 매소성 코앞까지 내려왔다.

현재의 전곡리 일대다. 임진강의 지류인 한탄강을 사이에 두고 매소성(현재 연천 전곡리 대전리산성) 주둔 신라군은 당나라와 말갈기병 20만을 막아야 했다.

신라군 – 매소성에서 당나라군을 몰아내고 삼국통일을 완성하다

말갈 기병으로 조직된 당군(唐軍)은 신라군(新羅軍)을 압도했다. 그러나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보급이 끊겼기 때문이다. 당나라 설인귀장군이 서해를 가로질러 보낸 보급물자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천성(泉城 : 현재의 오두산전망대 일대)에서 신라 수군에 막혔다.

신라 수군(水軍)은 보급품 중 가장 중요한 쌀을 가득 실은 설인귀의 수군(水軍)을 강타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 따르면 아군(我軍:신라군)은 적선 40여 척을 노획하고, 적병 1400명을 살상하는 대승을 거두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당나라 설인귀는 전마(戰馬) 1000필을 내버려 둔 채 포위망을 빠져 도주했다. 이 때문에 이근행이 이끄는 기병 약 20만은 굶주림에 시달리게 되었다.

신라 매소성은 신라군의 전방 보급기지였다. 당연히 이근행의 당나라 군은 신라 매소성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기마전으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안 신라군은 전술을 바꾸었다. 말갈 기병을 계곡으로 유인하였다.

신라의 유인책에 걸려든 말갈과 당나라 기병은 신라의 장창병(長槍兵)에 그대로 도륙되었다. 선발 주력부대가 매소성 주둔 신라 장창병에 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당나라 군에 속해있던 말갈 기병은 그대로 후퇴했다.

매소성 전투의 기록은 삼국사기 나당전쟁의 하이라이트였다. 삼국사기 문무왕전에는 그날의 승리 기록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675년 9월 29일, 이근행이 군사 20만 명을 거느리고 매소성(買肖城)에 주둔하였는데, 우리 병사가 공격하여 쫓아버리고 말 3만3백8십 필을 얻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매소성 전투에서의 신라군의 승리는 오늘날 우리 한민족이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 태극기와 성조기 사이로 도하하는 미군 전차.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 태극기와 성조기를 서로 교환한 한미양국장병.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한국군의 자신감 – 탱크 저지 장애물을 없애다

2015년을 마감하는 12월 10일 신라군이 당나라 기병 20만을 무찌른 바로 그 곳에서 한-미 연합군의 도하훈련이 있었다. 최전방 연천 전곡리로 가는 국도와 지방도에는 예전에 보던 탱크 저지 장애물이 보이질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민의 통행을 위해 철거했기 때문이다. 물론 전쟁이 벌어진다 해도 북한군 탱크는 능히 막아낼 수 있다는 우리 군의 자신감의 표현일 것이다.

 

▲ 교절을 이동시키는 모습.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오전 9시 연천 전곡리 한탄강 일대는 도하작전을 하기 위한 부교설치작업이 한창이었다. 육군6공병여단과 미 텍사스 포트후드에서 전개한 미2사단 1전투여단 기갑중대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연합 도하훈련을 수행했다.

 

▲ 치누크 헬기로 수송된 리본부교 교절.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이날 도하훈련에는 한미장병 한미 장병 260여명과 한국군 치누크(CH-47)와 코브라공격헬기가 동원되었고 미군측에서는 최신형 에이브람스(M1A2 SEP) 전차 13가 참가했다.

한 시간여만에 한탄강에 부교를 설치한 6공병여단 장병들

강과 하천이 많은 한반도 지형상 부교설치를 통한 도하훈련은 작전의 성패를 가늠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로가 많이 놓이고 교량이 많다 해도 50~60톤에 이르는 전차가 통과할 수 있는 다리는 많지 않다.

따라서 기갑부대의 진격을 위한 도하훈련은 필수사항이다. 1개의 리본부교세트는 부교수송차량 56대, 진입교절2개, 내부교절 30개, 교량가설단정 14척으로 구성된다. 수송트럭에서 떨구어진 강철 교절은 자동으로 펼쳐지면서 물에 떴다.

교량가설 단정들은 각부분 교절을 이동시켜 부교를 순식간에 만들었다. 6공병여단 장병들의 숙달된 훈련의 결실이다. 각 교절을 연결할 때마다 한미 양국 장병은 로프를 함께 끌어 당겼다. 동맹의 우의를 훈련을 통해 확인하는 모습이다.

부교가 완성되자 미군 M1A2 SEP 최신형 전차는 한국군 유도병의 지시에 따라 차례대로 한탄강을 도하했다. 이날 연합훈련에 한국군 기갑부대가 참가하지 않은 것은 아쉬웠다.

훈련의 압권은 치누크 헬기에서 공수된 교절이 투하될 때였다. 헬기의 하강풍에 물보라가 날리었지만 6공병여단 장병은 능숙한 실력으로 리본부교를 완성했다.채 한시간도 안되는 시간에 6공병여단 장병들은 한탄강을 가로지르는 부교를 완성했다.

6공병여단장 한철기 준장(52, 육사 42기)은 “이번 훈련은 한미 장병들이 양국 간 장비의 특성을 이해하고 절차를 숙달하여 운용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이번 훈련을 통해 한미 양국군이 상호간의 의사소통을 더욱 확대하고 공병부대의 지원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모든 훈련이 종료되고 난 뒤 한미 양국 장병은 리본부교 위에서 동맹의 힘을 과시하는 기념촬영을 가졌다.

 

▲ 리본부교를 고정시키고 있는 단정.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 부교 교절을 로프로 끌어당기는 한미 장병.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 부교연결 작업하는 한미장병.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 교절이 펼쳐지면서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 미군 전차를 유도하는 한국 6공병여단 장병.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 태극기와 성조기 사이로 도하하는 미군 전차.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 기념촬영하는 한미 장병.사진@고성혁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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