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아 기자=푸른한국닷컴]2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노원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및 감식 결과를 전달받아  ‘공릉동 살인사건’에 대해 검찰과의 협의를 거쳐 정당방위 적용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계획이다.

공릉동 살인사건은 지난달 24일 오전 5시28분쯤 노원구 공릉동 다가구 주택에 휴가 나온 군인 장모(20) 상병이 들어가 예비신부 박모(33)씨를 찔러 죽이고 자신은 예비신랑 양모(36)씨에게 살해당한 사건이다.

경찰은 현재 살인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인 피의자 양모씨에 대해 정당방위를 적용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형법상 정당방위는 자기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이다.

정당방위가 성립되려면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있어야 하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어하기 위한 행위여야 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여야 한다.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란 침해에 대한 방위가 사회윤리에 비추어 상당한 정도를 넘지 않고 당연시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상당한 정도를 넘는 방위행위를 과잉방위라고 한다.

과잉방어는 처벌되지만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가 야간 및 기타 불안한 상황 하에서 공포·경악·흥분·당황으로 인한 때는 벌하지 않는다.

‘공릉동 살인사건’을 형법에 적용하면 사건 당시 자신의 예비신부가 무참히 살해당한 것을 발견한 양씨가 그 범인인 장 상병에게서 흉기로 위협당한 상황인 점에 비췄을 때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동일 수 있다.

또한 새벽이어서 아직 어두울 때 처참하게 피살된 예비신부를 본 양씨가 극도로 공포스럽고 경악한 상태였을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

쟁점은 양씨의 살인 행위가 '과잉방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판례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수사기관과 법원은 지금까지 살인 혐의 피의자에게 과잉방위를 적용해 형량을 감경한 적만 있을 뿐 정당방위를 인정한 적은 없다.

극도의 위험에 처했더라도 살해할 의도를 갖고 흉기에 힘을 주어 찌를 경우 수사기관과 법원은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경찰에 따르면,국과원의 부검 결과 장 상병의 직접적인 사인은 등과 옆구리 사이에 난 깊은 상처로 밝혀졌다.

경찰은 "상처 방향과 모양으로 봤을 때 양씨가 힘을 줘서 찌른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숨진 박씨와 장씨의 1년치 통신기록을 조회한 결과 서로 간에 연락을 주고받은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휴대폰 분석 결과와 장씨가 범행 직전 다른 주택들에 침입한 점 등을 바탕으로 숨진 박씨와 장씨가 서로 간에 아는 사이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공릉동 살인사건과 유사한 사례를 보면 심야 영업을 하지 않는 한 주유소에서 총무가 잠자는 도중 흉기를 소지한 도둑과 격투가 벌어져서 도둑이 결국 사망을 하게 되었다.

이 사건은 흉기를 소지하고 있다는 점에 중점을 두어 정당방위로 판결이 내려졌다.

자신을 성폭행하는 남성의 혀를 깨물어 일부를 절단시킨 여성의 경우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정당방위로 보아 책임을 면하였다.

그러나 남동생이 자신의 친누나를 성폭행하던 남성을 때려 중상해를 입힌 사건은 방어행위가 과도한 과잉방어로 보고 정당방위로 인정받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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