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아 기자=푸른한국닷컴]16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공갈 혐의로 택시기사 김모(45)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폭행과 음주운전 혐의로 벤틀리 운전자 주부 이모(28·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모씨 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1차 추돌이 고의 사고임을 알아채고선 페라리 운전자 박모(37)씨를 협박해 27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벤틀리 운전자인 이씨는 혈중알콜농도 0.115%의 만취 상태로 차를 운전하다 신호 대기 중이던 페라리 차량을 뒤에서 고의로 들이받은 혐의다.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주부 이모씨는 지난 6월 중순 남편 박모씨가 밤늦도록 집에 들어오지 않자 외도를 의심했다.

이씨는 술을 많이 마셔 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벤틀리 차량을 운전해 강남구 역삼동으로 갔다. 우연히 남편의 페라리 차량을 발견한 이씨는 홧김에 뒤에서 세게 들이받았다.

이 충격으로 페라리는 앞에 있던 택시기사 김모씨가 운전하는 택시를 추돌했다. 이씨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남편 박씨에게 “내가 들이받았으니 112에 신고하라”며 언성을 높였다.

택시기사 김씨는 두 사람이 대화를 통해 이들이 부부 사이이며 부인이 고의로 사고를 냈다는 점을 눈치 챈 김씨는 박씨 부부에게 “고의사고는 살인미수다. 경찰에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을 테니 합의금을 달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박씨에게서 사고 당일 경찰서 주차장에서 2200만원을, 이후 차량 수리비 명목으로 500만원을 받았다.

고의 사고일 경우 보험 처리가 안 돼 3억3000만원에 달하는 차량수리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박씨 부부가 순순히 합의금을 건넨 건 사고에 따른 보험료를 받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경찰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경찰은 부부가 제출한 합의서에 사고 당일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돼 있고 합의금이 과도하게 많은 점을 수상하게 여겼다.

경찰이 끈질기게 추궁하자 이씨는 결국 “고의사고가 맞다”고 시인했다. 박씨는 “더 강한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남편 박모씨가  탄 페라리의 차값은 약 5억원, 부인 이모씨가 탄 벤틀리의 차량가격은 4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의 차를 탈 정도면 두 사람의 연령대로 볼 때 자수성가한 사업가보다는 재벌가의 자식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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