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제를 고수하겠다는 것은 제왕적 대통령을 계속하겠다는 것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품성이 훌륭한 지도자에 의해서만 나라의 가치가 빛난다고 동의하는 사람들이 훌륭한 전직 대통령이나 훌륭한 대통령 후보들이 많은 듯 이상하게도 대통령제의 결함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독재나 권위주의 등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시스템의 정치를 말하면서도 이상하리만치 대통령제의 폐해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두 가지 함정에 빠져 있으니 첫째가 그동안 권위주의 정부가 유포한 것을 자칭 민주인사들까지도 내각책임제는 「혼란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대통령제만이 최선이라는 「덜 민주적인 예비후보」와 대통령직이 가시권이라는 「아주 근시안적인 후보」들의 자가당착적 생각인 것이다.

지금 사람들은 4,50년과 똑같이 내각책임제는 정쟁과 남북분단이라는 특수상황 때문에 안 된다고 앵무새처럼 말하고 있다. 그러나 영국은 제 2차 세계대전을 처칠의 지도하에 승리로 이끌었다.

우리가 그 당시의 「지상최대의 작전」을 비롯한 많은 영화들에서 보았듯 런던은 공습으로 폐허가 되면서도 상·하의 일치단결로 끝내는 승리하였다. 그렇다면 오늘날 세계 경제규모 11위의 국가가 당시의 영국보다 못하여 내각책임제를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영영 민주주의를 못할 것이며 그것은 치욕적인 말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장에서 장미가 피는 것과 같다」는 말을 1966년에 한 어느 영국인 칼 티 로완을 고무시키는 행태인 것이다.

오늘날 조· 중 ·동이라 말해지는 메이저 신문들도 권력구조 변경문제에는 아예 입을 꽉 다물고 있다. 만약 회사의 이익이나 어느 한 계층의 이익에 치중하고 국가의 이익이나 국민의 이익을 간과하고 있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지금 양식 있는 사람들은 메이저 신문들이 자기들 구미에 맞는 정권의 탄생을 바라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눈에 띠게 작위적으로 국민들을 자기들의 이익세계와 인식세계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고 있다.

지금 한나라당은 누구든지 경선을 통과하기만 하면 대통령직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알고 있으나 반드시 그렇지 않을 것이다. 피아의 후보가 확정되고 전선이 구획되면 그간의 예에서 보았듯 어려운 싸움을 해야 할 것이다.

「싸움은 자기가 유리한 곳에서 싸워야 하는 것」은 병법의 상식이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을 때 다음 임기 중에서 내각책임제를 공약하여 「사심 없는 후보, 사심 없는 정당」을 보여주어 지지를 더욱 이끌어내 유리한 싸움을 할 수가 있으며.

정치에 만약 「정치의 살신성인」이라는 것이 있다면 한나라당이 이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한 때 「대통령 병에 걸린 사람들」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날이라고 이 말이 빗나간다고 본다면 오산일 것이다. 지금 난립하고 있는 자칭 타칭 후보 중에 과연 대통령 적격자가 몇이나 되는지 시정에 물어봐야 할 것이다.

대통령제는 절대왕권에서 민주정치로 나아갈 때 타협책-임기제를 넣고 세습제를 빼는 등- 으로써 왕권의 변형적 형태이며. 효율성과 정제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잔명을 유지하고 있는 역사의 박물관에 가야 할 제도라고 나는 줄곧 주장했다.

대통령제는 정치의 본질인 이해조절의 기능을 못하고 오히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서 분열과 대립을 양산하고 있다. 지금 이명박 박근혜 한나라당 예비후보간의 검증논란도 실은 권력투쟁인 것이다. 이제는 경제의 분배 못지않게 권력의 분배가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승자가 독식하는 체제에서는 유럽의 숱한 궁정모의나 조선시대의 사화는 일어나게끔 되어있다. 1등 못지않게 2,3 등도 귀중하며, 이번의 패배자가 다음에는 승리의 기회가 보일 때만 「아름다운 양보」나 「패자를 위한 발라드」가 뜻을 얻는 것이다.

이제는 국민들에게 정치는 「이익의 교환」이고 「합종연형(合從連衡)이라고 기대치를 낮추게 하는 것이 필요하며. 각종 사례( 거리 미화 등)에서 볼 수 있듯이「형식이 내용을 바꿀 수 있다」고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력이다. 협상하고 조절하고 아우르는 것은 민주주의가 무르익을수록 정치인의 자질이자 기술이다.

오늘날처럼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높고 다양한 욕구가 분출되는 시대에는 아주 整合하고 整齊한 지도자가 나와야 하는 것이다. 나는 여기에서 꿈의 정치인을 그려보는 것이다. 고도로 정교한 기계를 만지듯 정치도 그렇게 임하는 정치인은 「정치의 technician」으로 부를 만 한 것이다. 나는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내각책임제라고 알고 있다.

이제는 동계올림픽에서 평창이 소치에 진 것에서 볼 수 있듯이 국가경쟁력은 국가의 존망과 직결되는 것이다. 그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우리 사회의 경쟁력(적자생존의 경재에서 품위를 위한 경쟁으로)을 길러야 할 이때에 내각책임제는 그동안 대통령이나 행정 각료들에게 가려진 국회의원의 경쟁력을 제고 하는 것이다.

더 이상 줄 잘서는 것으로는 아니 되고, 옥석이 가려지는 것이다. 성실하고 노력하면 수상도 될 수가 있고 장관도 될 수 있다는 것은 국회의원들의 생각과 자세를 바꿀 수 있는 획기적인 사건인 것이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공과 중의 과는 대통령제의 문제점에서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나는 지난 2월의 노대통령의 개헌발의를 천명할 때 -전번의 어느 자리에서 내각책임제를 해야 하는데 한 것처럼-내각책임제를 언명했더라면 개헌의 진정성도 확보되거니와 여론의 지지를 상당히 받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이인제 예비후보는 「이원집정부제」를 거론하고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정동영 전 의장은 「중통령」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영삼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은 내각책임제를 파기하였으나 그 불가피성을 이해하여 나무라지 않던 너그러운 국민이다.

「먼저 움직이는 측이 사람을 제어 한다」는 先則制人이란 우리 조상들의 옛말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말이며, 「늦으면 타인에게 제압당하고, 빠르면 타인을 제압한다.」는 데모스테네스의 말은 필립왕에 대항하는 아테네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대통령제를 고수하겠다는 것은 제왕적 대통령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며. 문제의 소지를 계속 가져가겠다는 것이고, 어른이 되었는데도 아이 때의 옷을 계속 입겠다는 것이다.

나는 내각책임제가 완미한 제도는 아니지만 정당정치와 책임정치 아래「정치의 진수」를 보여주는 제도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각책임제를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내거는 후보에게 내 한 표를 행사할 것이다.

2007년 7월 8일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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