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박 대통령은 25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거부권)안을 의결시키면서 "위헌성 문제가 커지자 법안을 수정하면서 '요구'를 '요청'으로 한 단어만 바꿨다"면서 "이는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여야가 충분한 검토 없이 서둘러 합의했다는 반증"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한 국회법개정안 주요내용은 ‘시행령이 법률과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국회는 소관 부처의 장에게 그 내용을 통보할 수 있다’고 돼 있던 기존 국회법 제98조2항에 대해 국회 상임위원회가 법률에 합치되지 않는 행정입법의 수정·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요청받은 사항을 처리하고 그 결과를 상임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바꾸는 것이다.

그러나 청와대와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자 여야는 지난 15일 국회법 개정안 내용 중 ‘정부에 시행령 수정,변경을 요구할 수 있다’를 ‘요청할 수 있다’로 수정했다.

‘요구할 수 있다’나 ‘요청할 수 있다’ 모두 영어로는 ‘Demand'로 별 의미가 없으며 말장난에 불과한 데 말이다.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 전체의 의사결정인 본회의 의결이 아니라 특정 상임위원회의 의사에 따라 행정입법을 고치도록 하는 것이므로 행정입법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

또한 두 개의 상임위원회에 걸치는 행정입법의 경우에는 두 상임위원회의 의견이 다를 경우 혼란 발생 우려가 있다.

정부가 국회 상임위원회의 수정·변경 요청을 그대로 따라야 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법학교수·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심지어는 국회법 개정안 주요 내용을 통과시킨 국회의원들조차 의견이 통일되지 않는다.

사실 국회가 행정입법에 관여를 하지 않더라도 국정감사,본회의 질의,상임위 활동 등을 통해 정부의 잘못된 행정입법을 감시.감독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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