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창호 감독

[박진아 기자=푸른한국닷컴]1일 경찰에 따르면 배창호 감독은 이날 오전 5시 58분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티역 분당선 왕십리 방면 승강장에서 철로에 떨어졌다.

경찰은 “배 감독이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수면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철로에 투신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CC(폐쇄회로)TV에서 배 감독이 주변에 다른 사람이 없이 홀로 서 있다가 철로로 떨어지는 장면이 찍혀 스스로 투신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CCTV상에 배 감독이 선로에 쓰러져 있는 상태에서 전동차가 그 위를 지나간 것으로 볼 때, 배 감독이 차체 하부와 선로 바닥 사이 공간에 있어 목숨을 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배 감독은 얼굴에 타박상을 입은 것 외에 큰 상처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1953년 경상북도 대구에서 태어난 배창호 감독은 연세대 상대 경영학과 출신의 영화감독이자 영화 각본가다. 한때 재벌 그룹의 무역 회사(현대종합상사)에 취직해 아프리카 케냐의 주재원으로 일하기까지 했던 그는 영화의 꿈을 버리지 못해 회사를 그만 두고 이장호 감독의 조감독으로 영화 일을 시작했다.

배창호 감독은 1980년 '바람 불어 좋은 날'을 시작으로 '어둠의 자식들(1981)' '꼬방동네 사람들(1982)' '고래사냥(1984)' '깊고 푸른 밤(1984)' '황진이(1986)' 등을 만들었다.

배우 안성기가 주연을 맡은 1984년작 '고래사냥'은 80년대 시대상을 담은 청춘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1983년엔 영화 '적도의 꽃'으로 아시아태평양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1984년 대표작 '고래사냥'으로 40만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 감독 반열에 올랐다.

1994년엔 배창호 프로덕션을 설립해 이정재의 스크린 데뷔작인 '젊은 남자' 등을 만들었으며 2001년엔 이정재 안성기 이미연 주연 '흑수선'으로 재기를 노렸으나 흥행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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