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

이완구 총리는 20일 중남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오는 27일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의 사의 표명에 따라 이날 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 후 귀국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 총리의 업무를 당분간 대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남미 순방을 떠나자 "대통령 공백이 없게 흔들림 없이 국정을 챙기겠다"고 호언장담했던 이 총리는 말바꾸기와 거짓말로 자충수를 둔 것이다.

* 이완구 총리는 지난 13일 2012년 대선 때 “암투병 중이어서 유세를 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 거짓말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이 총리는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이 “2012년 대선 때 선대위 직책이 없었는가”라고 묻자 “암투병 중이라서 유세장엔 한두 번 간 적 있지만 유세는 못했다”고 했었다.

그러나 이 총리는 당시 대선 때 충남 천안시 병천면 아우내 장터에서 유세창에 올라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을 하는 등 선거유세에 나선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 이 총리의 이름이 포함된 ‘성완종 리스트’가 처음 공개됐을 때 이 총리는 “19대 국회 당시 1년 동안 함께 의정활동을 한 것 이외에는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성 전 회장 일정표에 2013년 8월부터 20개월간 23차례 만남이 기록돼 있었을 뿐만 아니라, 검찰 수사로 2013년 4월 이후에 이 총리와 성 전 회장은 217차례 통화 착·발신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 이 총리는 “경남기업과 고인으로부터 정치적 후원금을 받은 건 없다”며"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비타민 음료 박스에 넣어 전달했다"는 자세한 정황이 제시되자 궁지에 몰렸다.

*2013년 4월 4일 새누리당 부여·청양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때 이 총리를 독대하면서 3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성 전 회장의 육성이 공개되자 이 총리는 "독대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 총리의 전 운전기사가 "그날 성 전 회장의 '비서'를 봤다"고 밝히고 일부 지역지 기자들도 거드는 등 불리한 발언들이 쏟아지자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을 바꾸었다.

이 총리의 사퇴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준비와 새누리당 내에서도 ‘자진 사퇴 불가피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이 총리가 성 전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오랜전 부터 만나며 알고 있던 정치동지로서 수차례 구명 전화가 왔지만 법치를 책임진 총리로서 도와주지 못했다”며“고인에게 참으로 죄송하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면 정치적 몰락을 자초하지 않았을 것이다.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서원일  swil@bluekoreadot.com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