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익 칼럼니스트]우리 국민들 대부분은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잘하는 국정운영의 분야로 외교를 꼽는다. 한국갤럽이 그동안 조사한 박근혜 대통령 국정수행지지율을 보면 국정수행을 잘한다고 평가한 긍정평가자들 중 가장 후한 점수를 받은 것이 ‘외교/국제 관계’분야이다.

특히 지지율 56%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2014년 3월 셋째 주(전국 성인 1,216명에게 전화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2.8%포인트)당시에는 긍정평가자 중 18%가 외교와 국제관계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매번 해외순방을 마치고나면 지지율이 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쿠웨이트를 비롯한 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을 했을 때도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어김없이 올라갔다. 리얼미터가 16일 발표한 지지율 조사(전국 성인 2천5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 95% 신뢰수준±2.0%)에서 42.8%를 기록, 9주 만에 40%대를 회복하기도 했다.

순방당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 대한 테러가 발생해 보수층이 결집한 것도 지지율 상승의 이유지만‘제 2의 중동붐’을 일으켜 국내경제를 활성화 시키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높이 평가받은 것도 한 몫 했다.

비록 최근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한반도 배치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등 열강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고전하고, 일본과는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냉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이 외교를 잘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외교보다는 우리사회 곳곳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개혁을 추진하는 점을 더 높게 사고 싶다.

박 대통령은 취임이후부터 각종 개혁정책을 추진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하고 과거 정부에서 하기 싫고 힘들어 하는 것들, 그러면서도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꼭 해야 하는 것들을 추진했다.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과 전 정권에서 눈치를 보며 하지 못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추징, 공직사회의 강격한 반발을 불러온 공무원연금개혁, 그리고 경제활성화를 가로막는 각종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했다.

그러던 중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고, 세월호 참사 이후를 기점으로 우리사회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각종 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통영함'의 무능으로 발생한 방산비리 척결이다. 세월호 참사 때 기능이상으로 인해 구조 활동에 참여하지 못한 통영함은 1,600억원이란 거액을 들여 만든 인명구조용 전투함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때 기능이상으로 구조현장에 투입할 수 없었다. 조사를 해보니 시가 2억원에 불과한 부품이 41억원에 해군에 납품되고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 아직도 통영함은 거제도의 조선소에 있다고 한다.

전형적인 방산비리다. 방산비리에 이어 최근에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대국민담화에서‘부정부패 발본색원’을 선언한데 이어 포스코 비자금 조성의혹 수사를 전격 실시하고, 또 다른 기업인 신세계와 동부 등의 비자금 수사카드도 만지작거리면서 박근혜 정부의 ‘적폐해소’ 작업이 공직사회를 넘어 사기업까지 확대되고 있는 느낌이다.

이에 당장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사람들은 특정 기업에 사정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이 정치적인 목적을 띤 것이 아니냐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고, 언론들도 흥미를 유발시켜야 하는 특성상 정치적인 배경을 밝히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 비자금조성 의혹의 중심에 선 정준양 전 회장이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됐고, 당시 실세들과 친분이 두텁다는 점을 들며 ‘전 정부와 현 정부 사이의 갈등’,‘이완구 총리와 MB실세들 사이의 전면전’등의 정치적인 수사들이 난무했다.

친이계의 수장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도 이완구 총리가 자원외교 등을 거론하며 사정작업을 실시하는 것을 두고 ‘기획수사’라고 비난하는 등 부패척결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갈등으로 비춰지고 있다. 이렇게 우리사회 곳곳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비리를 척결하는 사정작업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정치적인 목적이 있다는 것으로 몰아가 부패척결의 큰 뜻을 희석시키며 물타기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국무회의에서 밝혔듯이 부정부패를 청산하는 것은 우리경제를 살리고 국가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새로운 대한민국을 유지.향상시키는데 필수적인 것이다.

또, 방산비리처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해서 사리사욕을 채우려했던 범죄를 일소하고, 국민의 안전을 희생하고 혈세를 축내며 국가기강을 흔들던 잘못된 관행들을 바로잡고, 공정한 경쟁과 보상을 왜곡하는 부정부패를 청산하며 현시대를 같이 사는 젊은 세대들과 후손들에게는 비리와 부정부패가 없는 세상에서 살게끔 해야 한다.

그들에게 암울하지 않은 희망이 있는 미래를 만들어 줘야 한다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 발언의 요지다. 이렇게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부패척결의 당위성과 정당성이 분명한데도 이를 정치적인 목적에 의한 것으로 치부하면 국민적인 여망을 무시하고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좀 더 나은 잘사는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우리사회 곳곳에 만연한 부정부패를 일소해야 한다.

이점에 토를 달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박근혜 정부도 부패척결을 위한 사정작업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이재오 의원이 트위터에“부패 청산은 특정 정권을 제물 삼아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술수나 꼼수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밝힌 것이 박근혜 정부의 부패청산의 금언이 되어야 한다. 정치적인 목적보다는 부패청산 고유의 목적에 충실해야 정부도 지지를 얻고 국가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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