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삼 전 대통령,김대중 전 대통령,김종필 전 국무총리

[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23일 김종필 전 총리의 부인 고 박영옥 여사의 빈소에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이날 김 전 총리와 함께 80년 대 '3김시대'의 주역이었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측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한양대 특임교수가 이날 오전 故 박영옥 여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김 전 총리를 위로했다.

정오경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DJ의 비서실장이었던 박지원 의원이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고 김종필 전 총리와 담소를 나눴다.

3김시대를 돌아보면,먼저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69년 11월 신민당 원내총무 시절 '40대 기수론(旗手論)'을 들고 나오며 사실상 대통령 출마선언을 했다.

이듬해 1월24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 출마선언을 하며 ‘양김시대(兩金時代)’를 열었다.

이후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반목을 거듭하다 1980년 ‘서울의 봄’을 맞이했다. 그러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권으로 그들은 암흑시대를 맞게 된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의해 정치활동이 금지되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한 야권인사들은 1984년 12월 정치활동금지에서 해제되면서 선명야당 신한민주당을 1985년 1월 18일 창당하였다.

신한민주당의 실질적 주인인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85년 2.12 총선을 지휘하며 관제야당 민한당을 제치고 제1야당을 만드는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12~13석을 얻는데 그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수도권을 비롯한 대도시 지역에서 압승을 거두는 돌풍을 일으키며 지역구 50석과 전국구 17석을 차지한 것이다.

그러나 신한민주당 이민우 총재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추진하던 내각제 개헌안에 찬성하자 양김(兩金)은 휘하세력을 이끌고 1987년 통일민주당을 창당하며 탈당했다.

통일민주당은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를 주축으로 창당하였으나 국민의 힘으로 이루어낸 1987년 대선을 앞두고 후보선정을 두고 내분을 겪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는 4자 필승론을 주장하며 탈당하여 평화민주당을 창당했다.

김종필 전 총리도 1987년 9월 정계복귀를 선언하고, 구민주공화당계 정치인들을 근간으로 하여 신민주공화당을 창당하였다.

1984년을 전후하여 정치활동금지조치에서 해제되었으나 정치활동을 하지 않다가 1987년 6·29선언이 발표되어 민주화가 크게 확대된 뒤부터 정치활동을 시작하였다.

김종필 전 총리는 1987년 12월 16일 실시된 제13대 대통령선거에서 유효투표의 8.1％밖에 획득하지 못하여 패배하였다.

그러나 다음해 4월 26일에 실시된 제13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지역구와 전국구를 합쳐 총 35석의 의석을 얻어 제4당의 지위를 확보하면서 ‘3김시대’의 주역이 된다.

1990년 1월 4당체제하에서 제대로 국정을 운영할 수 없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민주정의당은 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과 함께 3당통합을 했다.

3당통합에 참여하여 민주자유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던 김종필 전 총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독선에 불만을 품고 1995년 탈당해 자유민주연합을 창당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1997년 대선 직전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공동정부를 구성하자는 ‘DJP연합’ 제안을 받는다.

김 전 총리는 지지의 대가로 대선후보 자리를 양보하고 충청표를 몰아주기로 약속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김종필 전 총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거세 작전에 말려들어 2000년 총선을 앞두고 결별한다.

이후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은 총선에 임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적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2004년에 제17대 총선에서 낙마하고 정계를 은퇴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북성향에 분노한 김종필 전 총리는 김영삼 전 대통령과 손잡고 2007년 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해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김영삼.김대중.김종필 이 세 사람은 한국 현대정치사에 큰 족적(足跡)을 남긴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경쟁과 협력,결별의 과정을 보면 가치와 철학에 따른 것이 아니라 배신에 대한 분노와 권력야욕에 따른 것이 더 앞섰다고 볼 수 있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서원일  swil@bluekoreadot.com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