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당시 정부를 대신해 행한 세월호 안전검사와 인증을 두고 비판을 받았던 한국선급(KR)의 회장 선출 과정이 의혹덩어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 한국선급

[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18일 한국선급은 22대 회장 후보로 박범식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 전무이사와 마진섭 한국선급 사업본부장을 선정했다.

한국선급은 그동안 공석이 된 회장 선출에 대해 지난 5일 전국 일간지에 "한국선급 회장 초빙" 공개선임 공고를 내고 16일까지 지원자 접수를 받고 마감했다.

한국선급 회장직에는 박 모, 전 모 등 전직 국회의원 등 총 19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선급은 이날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추천위원회를 열고,서류심사에서 박범식,마진섭,오일근,김기일,송재형 씨 등 5명으로 압축 한 뒤 면접전형을 거쳐 최종 후보 2명을 결정했다.

한편 KB금융지주는 회장 선임 시 이사회의 위임을 받은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주체가 되어 회장의 선임 방법 및 시기 등을 정해 수차례 회의를 통해 후보를 압축한 뒤 면접으로 최종 후보를 선정했다.

따라서 이번 한국선급 회장의 선임은 KB금융지주와 비교할 때 절차상 불공정과 투명하지 못한 선거 관리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첫째,한국선급 회장을 선임하는 주체가 한국선급 회장 추천위원회가 아닌 공석 중인 한국선급 회장이라는 것이다.

있지도 않은 회장이름으로 회장 초빙 공고를 냈으니 이는 절차상 위법에 속한다.전임 전영기 21대 한국선급 회장은 지난 4월 25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한국선급 회장 직무대행을 맡아왔던 정 모 전무도 개인적 인사문제가 거론돼 지난 달 24일 국정감사를 마무리하고 회장 직무대행직을 사임했다.

▲ 한국선급 회장 초빙 공고문

둘째,베일에 쌓인 추천위원회다. 추천위원은 누구이며 어떤 원칙에 따라 서류를 심사해 5배수로 압축하고 2명을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됐는지 알 수 없다.

장 모 추천위원장은 전임 오공균 회장과 밀접한 관계로 알려져 있지만 공식적으로 발표된 적도 없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모른다.

추천위원으로 참여한 해양수산부 임 모 국장은 추천위원회에서 분위기에 압도된 것인지 아니면 충실한 ‘관피아’인지 말 한마디도 못하고 추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셋째,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의혹이다. 접수 마감 결과 지원 인원이 19여명에 이르렀지만 하루 만에 그 많은 인원을 어떤 기준으로 어떤 방법으로 심사 했는지 의혹 그 자체다.

또한 회장 후보로 오전에 5명을 압축한 상태에서 오후에 바로 2명을 선정했다는 것은 추천위원들의 심층토론이 없었다는 것은 누군가의 오더에 의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추천위원은 세월호 사건의 직간접, 업무적, 도의적으로 책임이 있는 한국선급 이사회의 상근 및 비상근 이사들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더욱 한심스럽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미 선정한 인물을 내세우고 나머지 인원이 들러리 서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오공균(63) 전 회장이 장 모 추천위원장과 정 모 추천위원 등을 앞세워 측근인 박범식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 전무이사와 마진섭 한국선급 사업본부장을 중 한명을 회장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업무상 배임으로 재판 중에 있고 얼마 전까지 회장후보로 거론됐던 정 모 검사지원본부장이 추천위원으로 포함돼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설득력이 있다.

정 모 본부장은 전·현직 해경 간부와 유명 정치인, 해양 관련 공무원 등이 임원으로 올라 있는 한국해양구조협회의 부총재로 등록돼 있다.

해양수산부 관료 출신으로 해피아 대부이며 한국선급의 실력자 전북 남원 출신의 오공균(63) 한국선급 전 회장은 해양수산부 공무원에게 취업을 시켜주겠다고 제의해 정기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을 무마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사대강과 방산비리에는 눈을 부릅뜨고 달려들고 있는 야당이 호남출신의 오공균의 로비에 넘어가 어떠한 문제제기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제기된다.

한편,오 전 회장은 2009년부터 2010년 사이에 한국선급에 근무하는 한국해양대 출신 간부 38명에게서 변호사비 명목으로 4천550만원을 상납받았고, 2010년 모 본부장에게서 본부장 임용 대가로 5천만원을 받아 챙겼다.

지난해 10월 해경이 자신의 집을 압수수색했을 때 상납한 직원들의 이름과 금액이 적힌 메모지를 찢어버린 혐의도 받고 있다.

한국선급은 해상에서의 인명과 재산의 안전 및 환경보호와 조선.해운 및 해양 관련 기술진흥을 목적으로 1960년 설립된 비영리사단법인이다.

그러나 한국선급은 세월호 참사 후 세월호 증개축 과정에서 검사와 승인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국민의 공분을 받았다.

한국선급은 올해 2월 세월호의 배수와 통신설비, 각종 부품과 국난시설 등 200여개 항목을 열흘간 검사한 끝에 모두 '적합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세월호는 6일 뒤인 지난 2월 25일 인천해경 및 관계기관이 실시한 특별점검에서 모두 5곳의 불량을 지적받았다.

이후 세월호는 4월16일 해양과 관련된 모든 총체적 부실로 인하여 476명 중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되는 주범으로 전락되었다.

세월호 침몰의 주된 책임자인 한국선급이 철저한 반성과 혁신은커녕 제2의 세월호로 만들려는 부실의 늪으로 다시 빠져들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한국선급의 무능과 부실이 많은 생명을 잃게 한 것을 안다면 차기 회장을 투명하고 공정한 방법으로 다시 선출해야 한다.

‘회장 초빙 공고’부터 잘못한 한국선급이 끝까지 부정한 방법을 통해 회장을 선정한다면 제2의 세월호 침몰이 재발할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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