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서울의 모 아울렛에서 겪은 일이다.

[정해중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상품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광고판에 중국식 약자(略字)가 기재돼 있는 걸 봤다. "중국 관광객이 많아 늘상 있는 일이겠구나"하며 지나치는데 그 약자가 한글 위에 있질 않은가! "

이곳은 엄연한 대한민국인데 자국민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어딜 외국어를 우리말 위에 기재하나!" 난 관계자에게 항의했고 시정 약속을 받았다. 헌데 그 사람 반응은 "별일 아닌데 왜 저래!" 이같이 똥씹은 표정이였다. 어이가 없었으나 "무식한 놈하고 더 얘기해 봐야 헛일"이려니 다른 아울렛으로 향했다.

언제부터 우리가 중국인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한 건 아닌지 돌이켜봐야 한다. '성수대교'를 한자로 안내한 표지판조차 중국식 약자를 쓰고 있다. 그들의 국력이 아무리 강하다쳐도 수 천년 사용하던 정자(正字)를 홀대하며 약자에 물들어간다는 건 개탄스런일이다.

한자 문화권 중 정자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는 중국이 유일하다. 일본도 약간의 약자를 쓰지만 중국인이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고안한 약자는 안중(眼中)에도 없다. 혹자는 중국식 약자가 대세라는 설레발까지 친다. 아니 중국이 정자로 돌아가면 약자로 쓰여진 표지판을 또 바꿀 건가? 왜이리 줏대가 없나!

태국은 자국어는 대문짝만하게 기재하고 영어는 작게 표기한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중국 관광객이 적잖지만 약자까지 기재하며 살랑거리진 않는다. 특히 관공서나 국가가 관리하는 도로 표지판에 중국식 약자는 상상할 수 없다. 그들은 자존심을 목숨처럼 생각한다. 이점은 배워야 한다.

중국 관광객은 분명 유치해야 한다. 허나 그들의 편의를 위해 약자를 남발하는 건 우매한 짓이다. 그들이 약자로 쓰여진 간판을 보고 "한국인들은 친절하다"며 감동이라도 할줄 아나? 천만에 만만에 콩떡이다! 그들은 비웃을 것이다! 한술 더 떠 "자신들의 언어까지 배워 숙이고 들어오라"며 주둥탱일 깔 것이다.

중국은 아직도 우릴 속국(屬國)으로 보고 있는데 얼을 차려도 모자릴 판에 격이 낮은 약자로 도배하다니 한심할 노릇이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정해중  jhj7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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