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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만 좋아,나라는 누가 지키나
정해중 | 승인 2014.11.10 14:26

'딸 바보'라는 말이있다.

[정해중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딸을 무척 사랑하는 아버지의 지고지순한 행태를 표현한 말로 요사이 딸 가진 남자들의 깨알 자랑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난 딸이 없으므로 딸바보는 죽었다깨나도 불가한 일이지만 딸바보인 지인을 보면서 '딸바보가 저런 것이구나'하는 느낌을 받곤 한다.

나를 포함해 2남 1녀를 두신 어머니는 "아들도 낳보고 딸도 낳봐야 사위와 며느리에 대한 애정도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아울러 "딸이나 아들만 낳은 사람은 편견(偏見)이 존재할 수 있다"는 말씀을 종종하셨다. 많이 배우진 못하셨지만 연륜(年輪)이 느껴지는 말씀이다.

어머니 말씀대로라면 난 아들만 하나 두었으니 일종의 편견이 존재할 수 있다. 그 편견이란 게 수치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주관적인 해석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딸을 낳으면 금메달,아들을 낳으면 목메달"이라는 과격한 표현이 왜 등장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금은 음(陰)의 시대이자 여성 상위시대다. 아빠는 돈버는 기계로 전락했고,최소한의 권위도 상실한지 오래다. 가정마다 다르겠지만 내 주위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아내에게 큰소리 치며 사는 남자들을 찾아볼 수 없다. 나또한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대통령을 필두(筆頭)로 공무원,교직 사회의 여성 점위율은 수직상승한 반면,남성은 뒷방(?)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여론을 형성하는 방송국 작가들은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게 정설이다. 요사이 TV를 보면 드라마든 오락프로든 '딸은 선(善)이요,아들은 악(惡)'것처럼 묘사되고 있질 않나.

부모에게 살갑게 대하고 자주 찾아뵙는 게 딸인 건 맞지만,아들의 또다른 사랑 표현법을 이해 못하고 매도하는 걸 볼때마다 울화가 치밀 정도다. 딸이 좋으면 그만이지 왜 아들을 불필요한 존재처럼 묘사하나.

얼마 전 손님이 내가 아들 하나를 두었다니 한다는 소리가 "아들은 장가가면 남인데 딸을 낳아야지 뭐해요"라며 날 다그쳤다. 그 양반은 그걸 내게 조언이라고 한 모양인데 난 뒤통수를 한대 후려치고 싶은 걸 억지로 참았다.

나도 딸이 부모를 잘 챙기고 살갑게 대하는 걸 안다. 하지만 "딸이 더 좋다"와 "아들은 필요 없다"는 엄연히 다르다. 아들이 없으면 이 나라는 누가 지키나. 위험하고 힘든 일들은 누가하냔 말이다.

과거 용산에서 매장을 운영할 때 만난 6.25 참전용사의 말씀을 난 잊지 못한다. "나라가 수십년 째 평온하니까 아들을 무시하는 거야! 전쟁이 빈번했던 옛날에 남자를 무시했어? 못했지! 헌데 요새는 반대잖아! 그러니까 남자를 호구(護具)로 아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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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중  jhj7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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