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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합리성'과 '역사의 신'
김성춘 | 승인 2014.10.29 13:55

   
 
역사적 합리성이란 역사가 합당한 과정을 밟아가고. 이성에 좇아 역사가 진행되느냐는 물음이다.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역사의 신은 인류역사를 뒤돌아보면 드라마틱한 장면들이 많은데, 이는 누가 기획하고 연출하지 않으면 그렇게 될 수 없다는 생각에서「역사의 주재자」또는「역사의 관장자」를 상정(想定)한 개념이다.

의인(義人)이 곤욕을 당하고, 악한이 잘 살고 잘 되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하늘이 무심하다고 하는 것은 역사적 합리성에 대한 의심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이 역사의 아이러니나 패러독스(역설)가 역사 발전의 모태가 되는 것을 보거나「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것이 증명되는 데서 역사적 합리성에 대한 의심을 지울 수가 있는 것이다.

보통 때는「역사의 신」의 존재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지만 어느 때는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고 어느 때는 영광이 좌절로 변하는 것을 보고「역사의 신」에 대한 필요성이나 존재가능성을 열어둘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적 합리성이란 관점에서 보아야 중국 명나라의 지식인들이 청나라 오랑캐들을 미워하고 멸만흥한(滅滿興漢)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오히려 역대 어느 왕조보다 학자들을 대우하고 학문을 장려하며 영토를 최대한 넓혀 오늘의 중국으로 있게 한 것이나 프랑코 독재하의 스페인이 비록 민주주의는 말살됐지만 제2차 세계대전의 병화(兵火)로부터 벗어나 국토를 보전하고 청년들이 목숨을 구한 것도 설명될 수가 있는 것이다.

역사적 합리성의 관점에서 보아야만 개인이나 민족이나 국가의 시련과 고통이 곧 약이요 거름이요 담금질이 되는 것이다. 가령「하느님이 포악한 자들을 그냥 두는 것은 사람들이 시달림을 받는 가운데 그들의 사고력을 키우고자 함이기 때문이다.」는 의견이나,

「맹자, 고자 하편」의「하늘이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 할 때 반드시 먼저 그 말과 뜻을 괴롭게 하고. 그 살과 뼈를 지치게 하며, 그 몸과 가죽을 굶주리게 한다.」는 것이나「신산(辛酸)한 삶이 아니면 위대한 작품이 태어날 수 없다.」는 말이 쉽게 수긍될 수가 있는 것이다.

또 역사의 신이 없다면 갖가지 기연(奇緣)이나 악연(惡緣), 반전(反轉)과 반전(反轉)이 거듭되는 것을 설명할 수 없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란 말이나「점입가경(漸入佳境)」이란 말도 있을 수 없다. 가령 일제식민지 시대 인도의 시인 타고르가 그의 시「동방의 등불」에서「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대에〳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너 코리아〳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〳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는 예언도

「조선왕조 오백년」의 작가 신봉승이「우범선과 우장춘 매국노와 그 자식들의 관계를 보고 역사의 엄정함에 두려움을 느낀다.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역사를 관장하는 신이 있음을 믿는다. 또 역사를 매만지고 역사를 보살피며 역사를 엄숙하게 정연하게 하는 신이 없고서는 역사에서 감동을 얻을 수 없다.」는 말을 이해할 수가 있는 것이다.

때로는 역사적 합리성과 역사의 신이 분리되고 따로 작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사의 발전과 진보를 믿고 ,사람을 역사의 중심에 놓는다는 점이나 오랫동안 불꽃같은 눈동자로 지켜보아야 눈에 들어오는 점이나 오랫동안 참고 기다린다는 점에서 둘은 중요한 것을 같이 한다.

내가 역사의 합리성과 역사의 신을 거론하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는 것 어느 하나 이유가 없는 것이 없다는 것이고, 세상의 어느 하나 소홀하거나 흘려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신첩은 오랜 우물과 같습니다.」라며 정절을 다지는 소리나 유곽 여인의 노랫소리가 다르지 않고, 강물이 소리 내어 흘러가고 꽃들이 비바람에 떨어지는 것까지 역사가 묻어있고 역사가 스며있는 것이다.

어제 과천 대공원 뒷산을 거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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