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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의 정치학
김성춘 | 승인 2014.08.28 00:08

   
 
단식은 억압적이고 권위적이며 전체주주의 성향이 있는 나라에서 일어난다.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단식을 최초로 한 사람은 아마「백이와 숙제」일 것이다. 주나라 문왕이 고명(高明)한줄 알았는데, 은나라 주왕을 치는 것을 보고「신하가 군주를 치며. 폭력에 폭력을 쓰는 것은 옳지 않다.」며 간하다가 수양산에 들어가 주나라 곡식을 먹지 않겠다며 고사리만 캐먹다가 굶어죽은 것이 사마천의 사기(史記) 열전(列傳) 첫 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조선말기 대학자이자 의병장인 최익현은 일본군에 의해 대마도에 잡혀간 뒤, 단식을 하다 운명하여 주검으로 부산포에 돌아온다. 단식, 하면 인도의 간디를 떠올릴 정도로 간디는 조국 인도의 독립과 분열된 나라와 통합과 치유를 위해 자주 단식을 하였다. 서슬 시퍼렇던 전두환 정권 초기 김영삼 전 대통령은「광주항쟁3주년」을 맞아 단식을 한다. 그 유명한「현안문제」가 그것이다.

근래에도 많은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서 단식을 하거나 단식을 하다 죽어가고 있다. 요즈음은 우리나라 서울 광화문 거리에서도 단식이 벌어지고 있다. 단식은 주로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가 하고. 소통이 되지 않는 얼음짱 같으며 국회가 무력화되는 등 정상적인 의사의 통로가 막힌 데서, 뜻이 전달되지 않거나 의사의 관철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생명을 담보로 마지막으로 하는 항의의 표시이다

우리나라말에「오죽했으면」라는 말이 있는데, 단식이 딱 이 경우이다. 사방은 철벽으로 둘러쳐졌다는 상실감과 고독감. 정의에 대한 연대감 그리고 분노와 치열함이 복합적 중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단식인 것이다. 특히 단식은 그 분노의 창끝이 외면과 타인에 대한 공격으로 나타나는 테러와 달리 자기 내면으로 향한다는 점에서 비폭력적이며「고독한 항전(抗戰)」이라 할 수 있다.

또 그것은 신라사람 검군이 동료들이 곡식을 훔치고는 자신이 고발할까 의심하자「나는 옳고 저들은 그르니 도망가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자결하고.「등신불」에서 소신공양하는 등의 지극한 것으로 지극한 것을 알리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단식이 분열을 조장하고. 갈등을 일으킨다고 하나 이는「술 권하는 사회」처럼 원인에는 눈을 감고 결과만 침소봉대하는 것과 같다.

대개 단식은 억압적이고 권위적이며 전체주주의 성향이 있는 나라에서 일어난다. 시대정신인 개방과 포용, 공유(公有)가 넘치는 나라에서는 아예 일어날 여지나 소지가 없다. 알제리의 정신과 의사 프란츠 파농이 말한 대로「건강하지 못한 사회나 나라」에 일어날 수밖에 없고. 일본의 국민시인 이시가와 다꾸보꾸가 말한 대로「시대경색(時代梗塞)」이 그 주요원인인 것이다.

「천하와도 바꿀 수 없다.」는 생명을 도구로 쓰는 행위도 사라져야 하지만, 그 생명을 걸지 않고서는 또는 그 생명을 걸지 않을 수 없는 사회구조나 나라구조를 바꾸는 것이 급선무인 것이다. 그것은 곧 어떤 주의. 어떤 원칙도 다 쓰레기이지만 사람의 생명만은 아니 만물의 생명만은 우리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켜야 할 지고의가치란 것을 철저하게 인식할 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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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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