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청와대는 세월호 특별법은 정치권에서 합의하에 처리해야 할 문제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세월호특별법은 여야가 합의해서 처리할 문제로 대통령이 나설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 대변인의 이 같은 답변은 전날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씨가 신청한 대통령 면담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현재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이 논의되고 있는데 청와대가 개입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고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민 대변인은 유가족 김 씨에게 이 같은 방침을 전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따로 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식 농성 중인 일부 강경 유가족은 “박근혜 대통령이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여달라”며 대통령과의 만남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어렵게 여당과 재합의한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유가족들이 반발하고 당내 의총에서도 추인이 유보되는 등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박 대통령도 단식 농성 중인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를 만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나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박 대통령이 나선다고 해서 여야는 물론 유가족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세월호 특별법의 합의점을 단번에 찾아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 대통령이 나섰는데도 세월호 특별법을 원만하게 처리하지 못하면 모양새도 사나울뿐더러 리더십에 상처만 입는다.

또 국회에서 한창 논의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나서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자칫 국회 논의 과정을 무시하는 처사로 비쳐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

때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입장을 밝히면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오해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청와대는 최대한 말을 아낀 채 국회의 논의 과정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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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태 기자  specialag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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