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혁태 기자=푸른한국닷컴]24일까지 단일화가 안 되면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배수의 진을 친 노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에 의한 단일화를 주장했다. 반면 기 후보는 일단 당의 판단에 일임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속내는‘담판’에 의한 후보 단일화를 주장하면서 노 후보의 사퇴까지 시간을 끌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야권의 단일화 노력에 대해 새누리당이 ‘구태정치’.‘국민 기만’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면서 동작을 보궐선거는 중대 고비를 맞았다.

▶서로 다른 속내 가지고 시작하는 기동민-노회찬의 단일화 논의

기 후보와 노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한다는 데는 뜻을 같이 했지만 정작 단일화 방식을 놓고는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기 후보는 일단 겉으로는 당과 지도부에 일임하겠다는 입장이다.

기 후보는 노 후보가 앞선 22일 전격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한 것에 대해 “진정성과 선의로 풀어가겠다. 먼저 만나자는 제안을 드리고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고 말하면서도 “저는 당의 전략공천을 받은 새정치연합의 후보다. 당에서 책임 있게 판단해달라”면서 당에 최종 결정을 넘겼다.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서도 “일단 시기적으로 촉박해 만나서 충분히 대화하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기 후보측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인 진성준 의원은 “여론조사를 실시하기 위해선 최소 2일이 소요된다”면서 “담판의 방식 외에는 단일화를 성사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기 후보측의 입장에 대해 노 후보는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를 주장하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특히 기 후보측의 ‘담판’제안에 대해 ‘자신의 사퇴시한인 24일까지 끌고 가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것’ 이라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며 책임 있는 정당 후보의 자세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노 후보는 23일 서초구 현대HCN 서초스튜디오에서 열린 동작을 후보자 TV토론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밤에 만난 자리에서 기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응할 수 없다’고 이야기해서 저는 ‘24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가 사퇴하겠다는 뜻에는 변화가 없지만 단일화 방식은 통상 하는 여론조사가 돼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기 후보 측의 ‘담판’ 제안에 대해서는 “담판이란 이름하에 24일까지 버티기만 하면 (내가) 사퇴하니까 그것을 기다리겠다는 것 같은데, 책임 있는 정당 후보의 생각이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후보 단일화 하면 나경원 이길 수 있나?..여론조사 뒤지고 휴가철 재보선서 야권 완패

이렇게 불협화음 속에 야권 후보 단일화가 동작을에서 진행되지만 결국은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와 야권단일후보가 맞서는 모양새가 됐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와 역대 휴가철에 치러진 재보선의 전례를 토대로 예측했을 때 단일화를 해도 나 후보를 이기기가 벅차 보인다.

CBS노컷뉴스와 ㈜포커스컴퍼니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해 21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동작구을 국회의원선거에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506명 가운데 41.6%는 나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고, 기 후보 17.2%, 노 후보 14.5%, 노동당 김종철 후보 2.7%, 지지후보 없음/무응답 23.5%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4.0%는 ‘야권 우세’, 23.9%는 ‘새누리당 우세’, ‘영향없음’28.1%로 야권 후보단일화의 효과가 아주 클 것으로 보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이 후보 단일화를 했을 경우는 나 후보 지지가 46.5%, 기 후보 38.4%였고, 노회찬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나 후보 42.7%, 노 후보 41.9%로 나타나는 등 단일화를 해도 나 후보가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이 지난 10~15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나 후보는 43.2%의 지지율을 기록해 기 후보(15.0%)와 노 후보(12.8%)에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재보선 선거일인 30일이 한창 하계 휴가철이라는 점도 야권단일후보에게 불리하다.

지난 2000년 이후 7월말과 8월 초에 치러진 세 차례, 25개 지역구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은 20곳에서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12개 지역구에서 모두 새누리당이 승리했다. 주된 원인은 재보선의 특성상 투표율이 낮았고, 특히 휴가철이기에 더 낮았다.

▶새누리당, 야권후보 단일화는 “구태정치로 나가는 국민 기만”비판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야권후보 단일화를 “선거 때면 어김없이 나오는 ‘뻔한 스토리’”라며 “이번 7·30 재·보궐 선거가 또 다시 유권자를 우롱하고 무시하는 전형적인 나눠먹기 선거가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김무성 대표도 이날 수원시 영통의 임태희 후보 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정당은 선거를 위해 존재하고 선거를 포기한 정당은 미래가 없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사무총장도 이날 회의에서 “단일화는 구태정치로 나가는 국민 기만 과정일 뿐”이라며 “새정치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께서 기동민 후보를 패륜공천도 모자라서 기어이 정치적 미아로 만들 것인지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야권단일 후보와 맞서야 하는 나 후보는 “예상됐던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며 “야권이 연대한다면 저는 동작 주민들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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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태 기자  specialag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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