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태 기자=푸른한국닷컴]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것을 두고 막판까지 예측불허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김무성ㆍ서청원 후보측은 서로 다른 손익계산서를 내놓으며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 후보측은 박 대통령의 전대 참석이 자신을 비롯한 친박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반겼고, 김 후보측은 ‘박 대통령의 전대 참석은 당연한 것인 만큼 언급하지 않은 것이 도리’라며 영향력 차단에 주력했다.

박 대통령의 이번 전대 참석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한나라당 전대 참석 이후 처음이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참석한 당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으며 축사를 하고 자리를 옮겼고, 이어진 투표에서 친이계 박희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당선된 바가 있다.

박 대통령도 이날 오후 새누리당 전대에 참석, 축사를 한 뒤 곧바로 이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축사 내용과 관련해 민경욱 대변인은, “당·청 간 소통 의지를 담은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당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박 대통령의 행보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회동을 갖고, 향후 이를 정례화하자고 제안하는 등 정치권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고환율과 세월호 참사 등으로 침체된 경제살리기와 서민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회의 도움이 절실한 만큼 여야와 원만한 관계를 통해 경제활성화에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수립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본격 재가동 ▶창조경제 활성화 등의 세 가지를 당부하며 “이러한 정부의 정책 노력도 국회에서 입법으로 도와주셔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국회에는 서비스산업기본법, 관광진흥법,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폐지법, 클라우드 펀딩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클라우드 컴퓨팅법 등 경제 활성화와 관련되는 만은 법안들이 계류 중에 있다”며 여야 정치권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이 처럼 활발한 정치권과의 소통행보를 보이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핵심 당원들이 모이는 전대에 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서 후보측은 박 대통령의 전대 참석이 친박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며 지지를 우회적으로 호소했다.

그동안‘김무성 대권론’을 비판하며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이가 당 대표를 맡으면 청와대와 삐걱댈 것”이라고 몰아붙이던 서 후보는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박 대통령의 전대 참석이)친박 후보인 서 의원과 홍문종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흔들리는 박근혜 정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친박계인 자신을 지지해 달라던 서 후보의 평소 주장과도 맥을 같이 하는‘박심잡기’전략이다.

반면 김 후보는 “(새누리당)핵심 당원들이 다 모이는 좋은 기회인데, (대통령 참석은)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더 이상 언급 안 하는 게 대통령에 대한 도리”라며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전대 참석을 두고 어떤 형태로든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또 다른 시각은 여론조사와 선거인단 투표는 이미 끝났고 현장에 참석할 대의원 6천여명도 사실상 이미 표의 향방을 결정하고 있어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1인 2표제로 실시되는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선거인단의 투표비중이 70%이고 일반 여론조사 30%가 각각 반영된다. 선거인단은 모두 20만 4,342명으로 대의원이 9,351명이고 책임당원이 14만 4,114명, 일반당원 4만 1,034명, 청년 9,843명으로 구성된다.

여론조사는 12일 시작돼 전날까지 진행됐고 선거인단 투표는 전날 오후 6시에 마감됐다. 이번 선거인단 투표율은 29.69%로 집계됐다. 경선 선거인 수 19만 4,299명 가운데 5만 7,692명이 투표에 참가해 29.69%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전당대회에서는 일반여론조사와 선거인단 투표, 현장투표를 합해 1위 후보가 당대표인 대표최고위원이 되고 나머지 4위까지 후보가 최고위원이 된다.

하지만 여성 몫 최고위원은 등수와 관계없이 김을동 의원에게 돌아가게 돼 있어, 남성 후보자들은 4위 이내에 들어야 최고위원이 될 수 있다.

푸른한국닷컴, BLUEKOREADOT

권혁태 기자  specialag1@naver.com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