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원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소설가 겸 시인]이를 두고 새누리당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드리지 못해 깊은 반성을 한다.” 고 간단하게 논평을 했고 늘 반대만 일삼는 새정치민주연합은 “비장상의 인사를 정상으로 돌리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며 짧게 논평을 했다.

문 후보자의 기자회견을 지켜본 사람들의 평가가 사뭇 다르게 엇갈린다. ‘허탈감과 아쉬움,’ ‘분노와 만족감.’ 그에 대한 찬반 논란이 거센 바람으로 불어온다.

기독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똑같은 사안을 놓고 진보. 보수가 갈라져 찬반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진보측은 “역사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을 하나님의 뜻으로 둔갑시켰다” 고 비판 했고 보수 측은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 심리를 신앙인의 관점에서 밝힌 것” 이라며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자연히 문 후보자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 분노의 화살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으로 쏟아지고있다.그만큼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고 분노 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던 보수층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사태를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무대책으로 있던 박근혜 정부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나타내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무관심했던 민심 또한 달라지고 지고 있다. 때는 늦었지만 이제라도 보수의 결집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종교가 다른 조계종 원로인 월주 스님도 야당과 진보측이 문창근 후보 사퇴를 요구 할 때 “국민은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 청문회를 통해 국민이 판단하게 해야 한다.” 충고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사실을 밝혀 누명을 벗겨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가 스스로 사퇴함으로서 자신들의 짐을 덜어주기를 은근히 바랬다. 그러나 MBC의 ‘강연 동영상’ 보도로 자연히 그에게 드리웠던 ‘친일의 그림자’ 가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문창극 후보의 논쟁은 정보시장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낸 조작 사건이다.

한 사람의 인격을 매장시키기에는 아주 유효적절했다. 그 같은 작업은 아주 간단하면서도 음모적이다. 그 작업의 출발은 사실을 토막 내어 난도질을 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거짓이라는 양념을 섞어 넣으면서 내용을 감 칠 나게 만든다.

그런 내용이 입방아 찟기 좋아하는 참새들을 통해 일마만파로 퍼진다. 선정과 편향의 이야기가 진실과 사실을 압도하는 것이다. 그게 현실이고 모순이다. 상당수 보수층과 국민들이 문 후보가 억울하게 마녀 사냥 식으로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퇴를 하는 등 KBC의 오보에 대해 기가 막혀했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정부를 질타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많은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번 문창극 낙마는 새누리당 내면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무기력과 기회주의, 웰빙의 체질은 깊어졌다. 정치인들은 여론을 중시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여론 편승은 올바른 정치인이 아니다. 때로는 여론에 과감하게 맞서야 하고 반대하는 쪽을 설득하고 이해를 시켜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소통이고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그 곳에서 용기와 신념이 강한 리더십의 지도자가 탄생하는 것이다. 새누리당 대처는 너무나 어설프고 야당에 끌려 다니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었다.

결국은 진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정흥원 전 총리가 사상 초유로 재임명 되면서 원점으로 돌아왔다. 결과적으로 또 한 번 새누리당이 우스운 꼴이 되어버렸다. 야당이 지적했듯 그 만큼 박대통령 주위에는 인재가 없다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인사는 참으로 어렵다. 특히 과거 정치권을 보더라도 어떤 사람을 좋게 보고 발탁을 해도 사람들은 자기들끼리 패거리를 만들고, 파당관계에서 ‘악어와 악어새’ 같은 사적 교제에만 눈을 돌린다. 패거리들이 파당을 만들고 계파를 형성해 저희들끼리 추천하고, 자기 측 사람들은 큰 잘못을 저질러도 감싸며 은폐하기 일 수다. 그러면서도 반대 측 사람들에 대해서는 한 치의 잘못도 용서하지 않고 들추어낸다.

특히 자기가 미워하는 자는 교묘하게 모함해 처벌하고, 자기가 좋아하고 필요한 자에게는 상을 주도록 한다. 파벌 싸움이 몇 천 년을 두고 이어져 온다. 지금의 현실이 그렇다.

미운 털 박힌 충신은 죄가 없어도 위태롭게 되고 심지어는 모함으로 목숨까지도 잃게 되지만 간사한 자들은 공이 없어도 편히 즐기고 향락을 누리게 된다. 과거 이조 5백년의 역사를 보아도 그렇다. 그만큼 최고의 지도자는 사람을 쓰기가 무척 어렵다.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 지 종잡을 수가 없다. 그처럼 지도자의 자리는 외롭고 어려운 자리다.

문 총리후보자의 자진 사퇴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인사 청문회를 하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 검증을 해서 국민의 판단을 받기 위해서인데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못해서 참 안타깝다.” 며 “앞으로는 부디 청문회에서 잘못 알려진 사안들에 대해서는 소명의 기회를 주어 개인과 가족이 불명예와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배는 항구를 떠났다. 박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분이다. 왜냐하면 문 후보가 청문회까지 못 간 이유는 임명권자인 박 대통령이 청문요청을 결재하지 않고 여론의 눈치만 보면서 계속 미루다가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책임을 누구에게도 전가 할 수 없다.

법에 따라 인사권을 행사하는 일은 집권자인 대통령에게 있다. 최종 결재는 대통령이다. 그런데 그런 역할도 하지 않고 남의 일처럼 외면하다 문 후보가 사퇴하자 안타깝다고 말하는 것은 듣기에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다. 자신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

국민들은 그런 말을 하는 박대통령을 오히려 안타깝게 생각한다. 지금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점점 떨어져 30%까지 떨어지고 있다. 보수층의 많은 사람들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을 정도다. 오히려 개혁의 의지가 있는 분인지 까지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문 후보의 사퇴는 법치의 무력화와 절차로서의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 숙제를 던져준 것이다.

국민의 알 권리를 일부 정치인들의 욕심 때문에 그런 국민의 권리를 묵살을 해버린 것이다.

인사청문회법은 16대 국회 때인 2000년 6월 국회에서 267명 의원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번에 문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한 새누리당 서청원. 이재호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 등 유력 정치인 대부분이 당시 의석에 앉아 있었다.

새롭게 선출된 국회의장도 문제점이 많은 청문회 제도를 고치겠다고 하지만 아무도 신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큰 문제다. 정치권이 그동안 “소 잃고 외양 칸 고치는 식” 의 뒷북치기 정치를 하면서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무엇보다도 진실의 소리를 간언 할 수 있는 측근이 그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때다. 지시사항을 노트에 적는 참모가 아니라 목숨을 걸고 바른 소리.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절대 필요하다. 장막을 치는 주위 인물들을 가려내고 국민의 작은 소리라도 들어주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14일간의 문창극 언론검증사건은 강력한 한 편의 드라마였다. 그런 드라마가 아직 끝나지 않고 있다. 뜨거운 분노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앞으로 줄지어 이어질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도 크게 염려 된다. “집권자가 인사를 장악하지 못하면 나라가 어지러워진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의 경전인 한비자(韓非子)에 나오는 말이다.

그런 한비자의 경고가 2000여 년 전 나온 지침서인데 지금도 그런 행태가 자행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스럽고 패싸움만 벌리는 한국 정치의 미래가 걱정 된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안호원  egis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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