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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민심을 보았다하는가?
김성춘 위원 | 승인 2014.04.10 23:09

한때 그렇게 탐애하던 사람도 눈에서 멀어지고, 한때 그렇게 열광하던 이념도 어느새 바래집니다. 결코 은혜를 잊지 않겠다던 사람도 돌아서며, 천 년 만 년 변치 말자던 굳센 맹세도 어느 날 기억에서 사라집니다.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유방(劉邦)의 한신(韓信)에 대한 「국사(國士)」대접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고, 당현종(唐玄宗)의 양귀비에 대한 정한은 다할 줄 몰랐는데「설마」「그럴 수가」를 되 뇌이며 얄팍한 세상인심을 나무라지만 다 군주로부터 버림받은 뒤의 일입니다.

태초로부터 언어란 것이 생긴 이래 가장 정확하게 사람의 마음을 그려낸 「☓ 싸러 갈 때 마음 다르고, ☓ 싸고 올 때의 마음 다르다.」라는 말은 오늘도 인간의식의 진정성을 드러내는 레토릭으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기대에 못 미쳤다고 사람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나 자신도 그 상황이 되면 그렇지 않다고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정조를 지키고 지조를 지키는 것이 사람들의 기림을 받는 것은 그것이 지닌 가치 못지않게 지키기 힘들기 때문이며, 지도자에게 도덕성을 따지는 것은 보통사람들과 달라야 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여항의 필부필녀는 유리하면 이리 붙고 불리하면 저리로 내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유독 법령만 조석개변(朝夕改變) 하는 것이 아니고 ,동물원의 원숭이만 조삼모사(朝三暮四)하는 것이 아니라 인심이 그렇고 민심도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에서는 복종하나 돌아서면 딴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고, 교묘한 말과 짐짓 꾸민 얼굴은 권부나 시정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인심과 똑같이 민심(民心)이나 민의(民意)도 수시로 바뀝니다. 개혁에는 동의하면서도 자기는 「예외자」라고 치부하는 이중성은 전통으로 물려받은 것이고, 언제나 대세를 쫒는 눈치에 밝고 이리저리 둘러댐은 명가(?)의 장기입니다. 민심이 만능이 아님은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민심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면 천명이 되지만 민심이 권력자와 야합하면 폭정이 됩니다.

똑같은 민심도 시이저(G J Caesar)가 루비콘강을 건너 로마로 입성했을 때에는 로마의 수호자였지만 브루투스(M J Brutus)에게 죽었을 때에는 독재자였습니다. 나폴레옹(Napoleon)이 알프스산맥을 넘어 이탈리아로 진격했을 때에는 열광하던 파리의 시민들도 러시아에서 퇴각했을 때에는 냉담했습니다. 히틀러(A Hitler)의 만행을 낳고 악행을 받쳐준 것은 독일국민이었습니다.

민심은 바람과 같아 붙잡고자 하나 곧 도망치고, 취보(醉步 random walk)속에 어느 한곳에 머물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어느 특정한 민심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칼을 강물에 빠뜨리고 찾기 위해 배에다가 표시한 사람 같고, 자기를 시절의 효용을 다해 반닫이에 들어가는 부채에 비유한 어느 여인일 것입니다.

이렇듯 민심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정의, 자유, 사랑, 공정, 진실, 객관성 등에 기초하지 못하면 그것은 집단적 이기주의요 다수의 폭거요 추악한 감성주의 일뿐입니다. 역대 모든 대선 총선거가 지역주의 표출 이상도 아니고 이하도 아니지만 조 중 동과 각당의 관계자들은 그 유 불리나 희망사항에 따라서 어떤 것은 취하고 어떤 것은 버림으로써 민심의 모호함과 애매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것을 알았기 때문에 처칠(S W Churchill)은 수상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제2차 세계대전에서 그를 전폭적으로 지지한 영국인들이 종전 후 그에게서 돌아섰을 때- 덜 서러워했으며 간혹 손을 흔드는 사람에게서 작은 위안을 얻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민심은 요동치고 카멜레온 같아서 누가 민심을 봤다 해도 보고 싶은 것만 본 것이고, 누가 민심을 알았다 해도 알고 싶은 것만 알은 것이고, 누가 민심을 잡았다 해도 뜬구름을 잡은 것에 불과하고 누가 민심을 얻었다 해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개구리를 얻은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민심은 선하거나 아름다운 것이 아니고, 단지 표변(豹變)하며 가변(可變)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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