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초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공안사건이었던 '부림사건'의 피해자들에게 재심에서 33년 만에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13일 부산지방법원은 부림사건 유죄판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한 청구한 고호석(56)씨 등 5명한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경찰이 영장도 없이 피고인들을 불법으로 연행하고 자백을 강요했다. 피고인들이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고문과 가혹행위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지만 피고인들의 불법 감금 기간이 상당히 오래고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진술서도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 작성된 점 등으로 미룰 때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계엄법 위반 혐의에 대해 “피고인들이 계엄법을 일부 위반한 것은 맞지만 1979년 12·12쿠데타와 1980년 5·18 학살을 통해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 군사정권의 범행을 저지하고 반대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였다”고 밝혔다.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위반에 대해서 재판부는 “이들이 책을 함께 읽고 시국을 토론했다는 것이 국가존립에 위협을 주거나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이 사건 판결 이후 법이 개정되면서 범죄로 볼 수 없게 됐다며 면소 판결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 대해 이들은 진실을 감춘채 무리한 기소를 하고 3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당시 수사 검사들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

부림사건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을 반대하는 민주세력을 말살하기 위해 사회과학서적을 공부하던 부산지역 학생과 회사원 등 19명을 체포해 구속한 것을 말한다.

고씨 등은 징역 1년6개월~6년을 선고받았다. 19명 가운데 11명이 1999년 법원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7명이 2009년 국가보안법 혐의를 뺀 계엄법 위반 등의 혐의만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림사건'의 피해자들이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것은 이 사건을 주제로 만든 영화 ‘변호인’의 흥행 돌풍도 어느정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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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일 기자  swil@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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