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권력과 명예 중에서 3가지를 다 가지려 하거나 이중 2가지를 가지려고 하는 것은 옛날 같으면 구족을 멸할 만큼의 큰 죄악.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조선시대 영조 때의 영의정 이의현은 70세가 넘자 치사(致仕 벼슬을 물러남)하였고, 또 영조 때 탕평책을 주창한 원경하는 중국 송나라 구양수의 예에 따라 60세에 치사하였다.

그 앞서 이율곡의 제자 중에 조광원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율곡은 그를 창랑객(滄浪客)이라 불렀다고 한다. 율곡 정도의 인물이 제자를 창랑객이라 불렀다는 데서 사람들은 조광원이 속세에는 마음을 두지 않고 산수자연을 벗 삼고 갈매기와 백로를 벗 삼은 고결한 사람일 것이라 추측한다.

사람이 한 60년을 살았다면 그동안 수많은 동물을 잡아먹었을 것이고. 수많은 식물을 해쳤을 것이며, 거짓말도 많이 하고. 이규보의 시에서「동가(東家)는 가난하여 슬픈 곡소리. 서가(西家)는 부유하여 흐드러진 가무소리」에서의 서가쪽이나 춘향전에서「향기 나는 술은 천만인의 피이고. 맛있는 안주는 만백성의 살이라.」에서의 앞쪽에도 서봤을 것이다.

고려의 유신 원천석의「흥망이 유수(有數)하니. 만월대도 가을 풀」인 것은 유수가 하늘이 주신 운수(運數)이기 때문이고. 중국 진(秦)나라 법가(法家) 이사가 요형(要刑)을 당하고, 진(晉)나라의 문장가 육기가 참형을 당한 것은 천분(天分), 즉 하늘의 안배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상록수」에서 채영신의 영혼이 지극히 맑고. 이미자의 목소리가 구슬프게 넘어가는 것은 하늘은 사람에게 두 가지의 재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두 가지 이상을 가지려고 할 때「역천자는 망하고. 순천자는 흥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돈과 권력과 명예 중에서 3가지를 다 가지려 하거나 이중 2가지를 가지려고 하는 것은 옛날 같으면 구족을 멸할 만큼의 큰 죄악이라 할 수 있으며, 역린(逆鱗) 즉 용의 턱밑에 거슬러난 비늘을 건드리는 것처럼 아주 위험한 것이다.

누구나 50년, 60년 잘 살고 잘 먹었으면 김삿갓이나 톨스토이 되어「죽장에 삿갓 쓰고」전국의 방방곡곡을 누벼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생의 뜻을 느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준재들이 많이 있다. 당신이 없어도 잘 굴러갈 것이니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는 것이 역사의 법칙임을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한정된 지구의 자원과 한정된 나라의 가치를 독차지 하고. 독점하려는 것은 더구나 세습하려는 것은 범죄라고 보아야 한다. 범죄가 꼭 실정법을 어겨야 만 범죄인 것은 아니다.

사람이 자기 가족이나 자기 패거리들만 전부 가지려하는 것은 마치 열대우림에서 햇볕을 쬐기 위해서 더 높이 올라 서려해서 바닥에 있는 식물들의 희망을 빼앗는 것과 같은 탐욕인 것이다.

부자는 당연히 세익스피어의「베니스의 상인」에서 빈틈없는 상인 샤일록으로 인식되어야 하고. 권력자는 뻔뻔하고 음흉하다는 것이 만천하에 밝혀져야 하며, 명예도 당연히 궁핍이 따라다니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부자가 자선사업가 마냥 행세하고. 권력자가 인의군자(仁義君子)인 것처럼 나타나며, 명예에는 부와 권력이 따른다고 믿는 것은 위선(僞善)인 것이다.

돈과 권력. 명예를 다 가지려 하거나 2가지를 쥐려하거나 1가지라도 대대로 가지려 한다면 반드시 하늘의 천사는「화있을진저,」라고 말하고. 땅속의 귀신은「반드시 멸하리라.」고 작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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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위원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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