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tv화면

[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안철수 의원은 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신당 창당 준비 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에 박호군 한독미디어대학원대학교 총장(전 과학기술부 장관), 윤장현 광주비전21 이사장(전 한국 YMCA 전국연맹이사장), 김효석 전 민주당 원내대표, 이계안 사단법인 2.1 연구소 이사장(전 민주당 의원) 등 총 4명을 선임했다.

추진위 산하에는 별도의 소통위원회를 설치해 송호창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고 추진위 대변인에는 금태섭 변호사가 임명됐다.

그동안 안철수 신당은 창당도 되지 않았는데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제1야당인 민주당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많은 관심을 끌어 왔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은 높은 지지율에 비해 안철수 의원의 애매모모한 화법으로 당의 나아갈 방향과 정체성이 국민들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 의구심을 받아 왔다.

안철수 신당 지지율이 제1 야당인 민주당보다 높고 새누리당에 근접해도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이듯이 그동안 안철수 의원은 굴러다니는 지지자들을 어떤 정체성과 방향성을 갖고 꿸지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선임을 통해 베일에 쌓였던 안철수 신당의 정체성과 방향 등의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났다.

첫째 안철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희들이 한 쪽 이념에 치우치거나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함으로서 당의 정체성을 밝혔다.

즉 안철수 신당의 정체성은 극우∙ 극좌를 배제한 중도보수∙중도진보를 지향하는 중도정당(中道政黨)을 천명했다.

안철수 신당의 중도정당화(中道政黨化) 의지는 이번 공동위원장 인선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새정치위원회 공동위원장에 선임된 4명은 민주당 출신과 야권성향의 인물이지만 중도보수내지는 중도진보의 인물로 정확히 표현한다면 야권 내에서 개혁적 중도를 지향해 왔던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박 전 장관은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정통과학자 출신이며 윤 이사장은 한국 YMCA전국연맹 이사장 등을 지낸 시민사회 활동가다.

김 전 의원은 16대부터 18대까지 국회의원을 지냈고 이 전 의원은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한 기업인 출신이다.

안철수 의원이 원했던 새로운 인물은 아니지만 한 쪽 이념에 치우치는 극단적인 사람들이 아니라는 점에서 안 의원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안철수 의원은 작년 대선기간 중 안보와 관련해 “평화체제는 역시 안보와 균형을 맞출 때 실현가능합니다.”며 평소의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라는 자신의 정치성향을 드러낸 바 있다.

둘째 이번 공동위원장 인선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당의 나아갈 방향이 정립됐다는 사실이다.

안철수 신당의 나아갈 방향이 어떤 것인지 국민들은 잘 몰랐다. 심지어는 지지자들도 그 실체를 몰라 우왕좌왕했다.

안철수 신당이 철저하게 제3당을 추구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제1야당 민주당을 넘어 야권의 맹주로 자리매김 할 것인지 나아갈 방향을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는 향후 안철수 정당 지지율이 20-25% 정도 기록하고 있다. 이 수치는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의원 지지율과 비슷한 수치다.

이 수치라면 제1당은 못돼도 민주당과의 제2당 경쟁은 해 볼만하다. 그러나 확실한 지역적 기반을 갖고 있는 민주당을 넘기엔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이번 공동위원장 인선을 통해 안철수 신당이 나아갈 방향은 제3당이 아닌 제1야당을 추구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공동위원장 인선 면면을 보면 신당의 지역기반을 호남과 수도권으로 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김효석 전 의원(전남)과 윤장현 광주비전21 이사장(광주)는 호남 출신으로 그 지역에서는 신망받는 인물들이다. 인천 출신인 박호군 전 장관, 경기 평택 출신인 이계안 전 의원 등은 수도권 출신 인물이다.

셋째 안철수 신당과 함께 할 인물들의 성향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이번 공동위원장 인선에 그동안 물망에 올랐던 김덕룡 전 의원이 빠졌다. 또한 김성식 전 의원도 어떤 직책도 맡지 못했다.

이는 안철수 의원이 새누리당 출신의 중도보수 인물보다는 민주당 출신의 중도보수 내지는 중도진보 인물들 위주로 당을 이끌어가겠다는 의도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에 새누리당 출신 인물들이 전무한 것이 좋은 예다.

또한 안철수 의원은 이번 인선을 통해 세대혁명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번에 임명된 공동위원장은 60세가 넘는 고령층이지만 당을 이끌 중심인물은 본인보다 나이가 어린 40대인물로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송호창 소통위원장, 금태섭 대변인이 안철수 의원의 수족이라 하지만 연령대가 40대로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는 30-40대 화이트칼라 층과 잘 어울린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치 기득권에 막혀 뜻을 펼 수 없었던 분들이 신명나게 일하는 장을 만들겠다."라고 공언했다.

이는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는 30-40대의 정치신인을 육성개발하여 기성정당과 대결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지난 대선기간처럼 민주당 사람들로 이루어진 인맥만 갖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에만 함몰한다면 확고한 지역적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민주당에 또다시 참혹하게 당할 것이다.

또한 30-40대 계층이 우리 선거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본인들의 이익에 따라 변할 수 있어 그들을 안철수 신당의 절대적 지지계층으로 보면 오산이다

정당은 오는 사람 말리자 않고 가는 사람 적극적으로 말리는 자세를 취해야 성공한다.그러나 안철수 의원의 성격상 그런 열정적인 자세가 나올지 의문이다.

안철수 신당이 새정치에 함몰되어 지지하겠다는 사람들 이런저런 이유로 배척한다든가 진영논리에 빠져 친분관계만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반드시 실패한다는 것이다.

윤장현 공동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새정치는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과 함께하는 것이다”라고 정의했다.

윤장현 공동위원장의 정의는 맞다. 안철수 의원이 국민들과 함께 할 생각은 하지 않고 독선적 논리에 빠져 40대 측근들에 둘러쌓여 지역.연령.계층을 입맞에 맞게 디자인한다면 또한 실패할 확률이 높다.

안철수 의원이 새로운 것 추구보다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걸어왔던 민주적 경쟁의 역사를 어떻게 만드냐도 큰 과제라 본다.

노래를 좋아하는 대중은 처음에는 한 가수의 좋은 노래에 매료되지만 나중에는 치열하게 경쟁하는 무대를 더 열광한다.치열하게 경쟁하는 무대에 더 사람이 몰린다.

막상 안철수 신당이 창당하면 구경거리도 할 볼거리가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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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일 기자  swil@bluekoread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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