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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도덕 그리고 문화
김성춘 위원 | 승인 2013.11.12 21:16

정치란 가치와 질서를 어떻게 배분하고 유지할 것이냐를 논하는 가치중립적 행위이다.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그것은 영국 왕 헨리 8세와 그 뒤를 잇는「피의 메어리 여왕」 또는 프랑스 대혁명처럼 단두대에서 사람의 목숨을 자르지 말고, 수양대군이 단종을 몰아내고 명나라 연왕 주체가 건문제를 내쫓은 것처럼 무력에 의하지 않고「사안(事案)」을 협의나 합의 등의 비폭력적 수단으로 해결하자는 공존(共存)의 몸짓이다.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무대를 벗어나 이성이 지배하는 무대로 끌어내자는 것이고. 잔혹하고 무자비한 권력투쟁을 고급스럽고도 우아하면서 세련되게 하자는 것이며. 야만의 경계에서 문명의 경계로 넘어오자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그래서 후훅학에서 정치는 낯짝이 두껍과 뱃속이 검은 사람에게나 알맞다는 것으로 본 것은 혜안(慧眼)이었고. 세상에서 가장 부도덕한 곳으로 기방(妓房)과 권부(權府)를 든 것도 하등 이상한 것이 아니다.

정치는 이렇게 태생적으로 창칼이 번쩍이는 원시 색을 탈피하지 못하고, 유세(遊說) 등의 음험하고 권모술수적일 수박에 없으니 누가 정치판에서 고상한 척하고 신성한 체 한다면 그는 여지없이 위선자인 것이다. 링컨이 위대하고 처칠이나 케네디가 훌륭한 것은 그들이 정치를 잘했다기보다는 정치를 넘어서고 정치보다 더 큰 것을 보았기 때문인 것이다.

정치는 그 성공여부와 상관없이 본능적이고 감각적이며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것은 초한지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금방 알아볼 수 있다.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건설한 개국공신들의 출신이 번쾌는 개장수. 관영은 비단장수. 주발은 장례식악사. 하우영은 마부. 소하와 조참은 일개 현의 아전이기 때문이다. 정치판은 시장(市場)과 전장(戰場)에서 약간 벗어나 있을 뿐이다.

정치는 처음에는 기세의 싸움이지만 마지막은 명분싸움인데 그 명분이 바로 도덕과 문화이다. 그래서 정치는 이 도덕과 문화를 갖지 못하거나 지지를 받지 못하면 홀로 서거나 바로 설 수 없으니 로마제국이나 당나라가 정치적 승자라면 그 비뚤어진 것이 나치나 무솔리니, 스탈린주의나 일본군국주의이고. 한 때는 찬란했으나 곧 스러진 아틸라의 훈족이나 티무르의 티무르제국인 것이다.

수양대군이 단종을 노산군으로 폄하하고. 연왕 주체가 건문제를 건문군으로 강등한 것은 도덕이나 문화의 주체임을 말살하는 것이고, 연산군이나 광해군에게 조종(祖宗)의 묘호를 붙이지 않은 것은 그들이 도덕과 문화에 흠결이 있기 때문이다. 오직 정치라는 단선(單線)이나 외선을 가진 지도자는 도덕과 문화라는 2선(線)과 3선(線)의 보호를 받는 지도자와 달리 개념이 있을 수 없고 영혼이 없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옛날부터 올바른 정치를 바란 사람들은 직접 정치에 뛰어들기 보다는 향촌이나 산속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학문을 가르쳐서 도덕과 문화의 육성과 창달을 생각했다. 조선시대 화담이나 이황이 대표적이고. 중국 명나라말기 학자 고한성은 동림서원을 세워 스스로「도화원(桃花院)사람」이라고 칭했지만 강학으로 일생을 마친 것은 도덕과 문화가 나라를 세우고 구하는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정치가 3류 라고 하는 것은 도덕이나 문화가 3류 라는 것이고. 도덕이나 문화가 3류 이기 때문에 당연히 정치가 3류 인 것이다. 또 정치의 품격이나 지도자의 위상. 그리고 국격도 이 도덕이나 문화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이고, 도덕이 높아지고 문화가 개방적이고 진취적이 아니면 도저히 정치발전이란 있을 수 없고. 정치개혁도 불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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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위원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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