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일 기자=푸른한국닷컴]박근혜 대통령이 28일 '혼외아들 의혹'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연수원 14기)의 사표를 보름만에 최종 수리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박 대통령이 법무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채 총장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전했다.

이 수석은 또한 "대통령께서는 채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으면서 본인이 조사에 응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해명하고 의혹을 걷기를 바랐다"며 "그러나 전혀 조사에 응하지 않고 협조하지 않아 이 문제가 장기간 표류할 수밖에 없고 검찰 수장 자리가 계속 공백상태가 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7일 법무부는 긴급 브리핑을 통해 “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 진상조사 결과 혼외자의 존재를 인정할 만한 관련 정황 등을 다수 확보했다”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에 채 총장의 사표 수리를 건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표를 박근혜 대통령이 수리함에 따라 채동욱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 진실규명은 유야무야 끝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채 총장이 조선일보를 상대로 낸 정정보고 청구 소송의 첫 변론준비기일을 다음 달 16일 오후 1시에 연다고 밝혔다.

앞서 채 총장은 조선일보의 혼외 아들 의혹 보도가 명백한 오보라며 지난 24일 소송을 내고 혼외 아들로 지목된 아동 측에 혼란을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빠른 시일 내에 유전자 검사에 응해달라고 해당 아동 측에 부탁했다.

그러나 아동의 법정대리인을 맡고 있는 임 모 여인이 유전자 검사를 반대하면 법적으로 강제할 방법이 없다.

또한,채 총장도 이미 진상 규명을 위한 법무부 감찰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힌 바 있고 임 모 여인은 '잠적' 상태라 접촉이 안 된다는 게 법무부 입장이다.

법무부는 진상 규명 결과 “ 구체적인 것들이 있다"라며 나름의 '물증'을 갖고 있음을 시사했지만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 영역인데다 고위 공직자로서 채 총장의 명예 등을 감안, 구체적으로 공표하기도 힘들다.

결국은 채동욱 총장의 혼외자식 아들 진실 규명보다는 조선일보와의 보도 절차에 따른 법적공방을 벌이다 세인의 관심 속에 묻힐 확률이 높다.

채동욱 총장 “혼외아들 의혹”은 채 총장의 불성실한 태도로 진실규명보다는 청와대 미운털 “채 총장 몰아내기”로 오도(誤導)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법무부에 따르면 후임 총장이 임명될 때까지 당분간 검찰은 길태기(연수원 15기) 대검찰청 차창검사가 총장 직무대행을 맡는 형태로 지휘부를 운영할 전망이다.

법무부는 2011년 9월 개정 시행된 검찰청법에 따라차기 총장 인선을 위해 조만간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게 된다.

추천위는 법무부 검찰국장과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법학교수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 검사장급 이상 경력을 가진 검찰 출신자 등 당연직 위원 6명과 비당연직인 각계 전문가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이어 외부로부터도 심사 대상자를 천거 받은 뒤 적격으로 판정된 후보 3명 이상을 검찰총장 후보로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면, 장관은 추천 내용을 존중해 이들 중 1명을 총장 후보자로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고 대통령은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총장을 임명한다.

결국 조만간 추천위를 구성해도 차기 총장 임명까지 최소 40여일에서 최대 두 달 이상이 소요돼 11∼12월께 취임할 가능성이 있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서원일 기자  swil@bluekoreadot.com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