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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권력
김성춘 | 승인 2013.09.06 20:48

총희(寵姬)라는 말이 있다. 옛날 왕조국가에서 왕에게 특별히 사랑을 받은 여인을 가리킨다.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역사를 들춰보면 왕만큼이나 총희도 많았다. 당연히 총희들은 뒷사람의 관심을 모아 한숨을 짓게 하거나 애잔한 마음을 갖게 한다.

우리나라 조신시대의 연산군에게는 장녹수는 여인이 있었고. 숙종에게는 장희빈이라는 여인이 있었다. 중국에는 인구나 국토가 방대해서인지 총희들도 많았다.

대충 꼽아 봐도 한무제 때의 진아교와 반첩여, 한성제 때의 조비연과 조합덕, 진의 후주 진숙보의 장려화. 남당의 후주 이욱의 소주후, 당현종의 강채평과 양귀비 그리고 송휘종의 이사사가 아른거린다.

서양에서는 영국의 헨리 8세의 왕비까지 오른 영화「천일의 앤」으로 유명하며 끝내는 런런탑에서 죽어야 했던 앤 불린과 프랑스의 왕으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으로 유명한 앙리 2세의 애첩으로 처음에는 가정교사로 출발했으나 나중에는 로마 교황의 문안을 받을 정도로 위세가 있었던 디안 드 푸나티에가 언뜻 잡힌다.

진아교는 한무제를 황제로 만들어준 고모의 딸이지만 위자부라는 아름다운 여인이 나타나자 장문궁으로 추방당한다. 반첩여는 한성제의 사랑을 받았으나 조비연 자매의 미색에 눌려 냉궁에 내동댕이쳐지고「상자속의 부채」라는 제목의 시로 효용이 끝난 가을날의 부채 신세임을 하소연 한다.

개원의 치」로 유명한 현종 이융기는 53때 사랑하던 무혜비가 족자 방황하다가 강채평이라는 재원을 만난다. 채평이 매화를 좋아하자 온 나라의 매화를 헌상하라하고 매비(梅妃)라 이름지어준다. 그러나 주유가 태어났으면 공명은 태아나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양귀비는 그녀에게 버거웠다.

그러나 그 양귀비 역시 백낙천이 그의 장시「장한가」에서 읊은 것처럼「하늘에서는 비익조되고. 땅에서는 연리지 되리라.」로 맹세하지만 마외파라는 곳에서 쓸쓸히 죽고 만다. 이사사는 휘종 조길이 금나라 군사에게 끌려가자 상인의 아내가 되었다고도 하고 자결했다고도 한다.

내가 왜 총희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총희의 굴곡이 어쩌면 우리 인생과 영 다르지 않고 세상의 축소판임을 동서고금의 역사를 회억하다가 새삼스레 깨달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권력은 미녀보다도 더 못함에 이르러서는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다. 미인의 일생이 권력의 일생을 비춘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미인을 그리워하고 불행한 결말을 안타까워 하지만 권력자는 쉬 잊어버린다. 미인이 진토로 돌아가는 것에는 슬픔을 느끼지만 권력은 그저 끈 떨어진 연처럼 생각한다. 미인을 계속 사람들이 얘기하듯 권력자가 사람들의 가슴에 남으려면 역사를 거울로 삼아 손바닥 발바닥으로 자주 닦고 스스로를 자주 비춰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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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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