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 아름다운 이유는 8할은 바람이 키웠기 때문이라면 사람들은 믿을까?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그 바람은 순수요 용기요 꿈인 것이다. 어떤 시인은 갓 피기 시작하려는 꽃봉오리에서 영혼의 왕성함을 느낀다고 하는데 청춘도 바로 이와 같은 것이다.

한국의 유일한 철인(哲人) 다석 유영모의 제자 박영호는「예수가 젊어서 죽은 데는 큰 뜻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기운이 풀어져서 오래 사는 것보다는 젊어서 죽는 것이 중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고「공자가 40에 불혹(不惑)하고 맹자가 40에 부동심(不動心)했다지만 그것은 큰 사람의 일이고 보통은 더 혹하고 더 흔들린다.」고 덧붙인다.

사도 바울이「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라고 한탄한 것은 영혼을 말한 것이 아니고 육체를 말한 것이지만 이 말은 청년의 날보다는 노년의 날에 더욱 우리의 폐부를 찌를 것이다. 그만치 노년은 꺾이고 무너지고 쓰러지고 사라지는 날들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아름다운 청년」을 볼 수 있지만「아름다운 노인」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왜 아름다운 노인을 볼 수 없는가? 생각의 숙성이 없거나 생각의 신진대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살만큼 살았지만 그때까지 다른 생명체의 목숨을 엄청나게 뺐고 그들의 영역을 무지하게 차지하면서도 만족할 줄 모르고 물러설 줄 모르기 때문이다.

사람이 젊어서 죽지 않아도 아름다울 수 있고, 죽을 때까지 평정심(apatheia)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고독을 사랑하고 절대자와 대면하려는 노력이외에는 없다고 볼 것이다. 나이와 곤고함은 비례할 것이고. 강물을 건넜으므로 뗏목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안다면 노인 예수가 아니라 청년 예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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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춘  kimmaeu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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