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이채로운 기록이 있다. 그건 바로 내가 선택한 대통령 후보 모두가 당선됐다는 것이다.

[정해중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1992년은 7개월 늦게 태어나 투표권이 없었고,1997년 김대중 후보를 필두로 2002년 노무현,2007년 이명박,2012년박근혜까지 모두가 청와대의 주인장이 됐다.

지금은 호국우파를 자처하기에 김대중,노무현 지지를 후회하고 있지만 혈기왕성했던 20대 당시엔 그들을 '메시아'로 혼돈했던 게 사실이다.

물론 두 분다 고인이므로 더 왈가불가할 이유가 없지만 좀비 같은 김일성 3족을 멸할 기회를 무산시킨 원죄까지 용서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물론 나또한 역사를 후퇴시킨 책임을 죽을 때까지 통감할 것이다. 각설하고,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보면서 난 "탁월한 선택이였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퍼스트레이디 대행 시절부터 익힌 세련된 매너에도 감탄했지만,그 어렵다는 중국어로 연설하는 모습을 보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누구는 세계 공용어라는 영어조차 불가한데 중국인조차 감탄할 만큼 중국어에 능통하다는 건 예삿일이 아니다. 게다가 그들도 어렵다는 고사성어까지 인용하며 우의를 강조한 장면에선 "박근혜라는 정치인의 한계는 어디일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지금 박근혜를 찬양하려고 이 글을 쓰는게 아니다! 미,중,일 강대국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상대국 언어까지 익혀 다가 간 열정 만큼은 인정하자는 뜻이다.

중국인들은 자신을 '중화민족'이라 칭할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하다. 또 세계사를 뒤적이지 않더라도 중국은 서양을 늘 앞서갔던 게 사실이다. 비록 아편전쟁 이후 급격히 쇠락했지만 수 천년 이상 세계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했던 나라는 중국이 유일무이하다.

이렇듯 콧대 높은 중국인이 자국어로 연설한 박근혜에 열광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지사다. 이에 반해 국내엔 "또 외국어 연설이냐?"며 비아냥댄 얼간이도 없진 않지만,국민 다수가 박근혜의 외국어 실력에 탄복했다는 기사가 대세인 것만 봐도 이번 방중 성과는 액면으로 평가할 수 없는 알파가 존재한다고 보면 틀림없다.

박근혜는 노련한 정치인이기 앞서 상대에게 진솔히 다가갈 줄 아는 현사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우리네 속담처럼 이번 방중에서 절감한 박근혜의 매력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우린 놀랄 준비만 하면 된다. 박근혜가 또 어떤 매력으로 국민을 기쁘게 할지 궁금해진다. 여하튼 대통령 하나는잘 뽑았다. 역시 박근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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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중  jhj7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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