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주· 성삼문· 김상헌이 조선시대에는 물론이고 오늘날에도 그들의 상대적 파트너라 할 수 있는 정도전, 신숙주, 최명길보다 사람들의 기림을 받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일찍이 사마천이 사기 열전(列傳) 첫 장에서 백이와 숙제를 찬양하고, 벗인「임안에게 보내는 편지」에서「어떤 죽음은 깃털보다 가볍고.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다.」고 한 이래 옥쇄(玉碎)를 신념으로 삼은 사람들이 있었다.

세상에는 많은 이데올로기가 있지만 도덕성보다 뛰어난 이데올로기는 없다. 세상에는 많은 힘이 있지만 도덕성을 이길 수 있는 힘은 없다. 세상에는 많은 울림이 있지만 도덕성보다 더한 울림은 없는 것이다.

정몽주 성삼문 김상헌은, 도덕성이「가치 중의 가치」이고.「가치 중의 으뜸」임을 안 사람들이었다. 도덕성은 무지렁이들이 아니라 상층부 사람들의 자랑이자 숙명임을 안 사람들이었다. 잠깐 살기보다는 영원히 사는 길을 택한 사람들이었다.

만약 춘원 이광수가 일제에 저항하고 윤동주처럼 옥사(獄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지금 국민적 영웅이 되었을 것이고, 나라가 존속하는 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이름이 되었을 것이며,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은 그의 것이 되었을 것이다.

(송시열의 제자인) 윤증의 아버지 윤선거는 병자호란 때 벗 권순장과 김익겸(김만중의 부) 그리고 부인 이씨와 같이 죽기로 약속하였는데 혼자만 살아남아 평생을 치욕으로 여기며 살아간다. 도덕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송시열의 아버지 송갑조는 인목대비가 서궁에 유폐될 때 부당하다고 여겨 대비에게 문안드린 괘씸죄로 과거를 볼 수 있는 유적(儒籍)에서 삭제되었지만 자식에게는 떳떳한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도덕성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정몽주 성삼문 김상헌은 그들의 삶이 뒷날 운율적인 정형시에 만족하지 못한「산문정신」이었음을 알기나 할까? 이 사람들은 그들의 삶이 훗날 실존주의 철학자 야스퍼스가 말한「고독의 품위를 견지한 사람들」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기나 할까?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김성춘  kimmaeul@hanmail.net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