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갈비뼈 한 개'를 찾는 것이든,'나뉜 반쪽'을 찾는 것이든 사랑은 모든 문학과 예술의 주요 테마이다.

[김성춘 푸른한국닷컴 칼럼위원]그것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옛날이나 오늘이나 똑같다. 눈 덮인 페테르부르크 교외에서 아내 나탈리아를 지키기 위해 단테스와 대결하다가 자신의 피로 흰 눈을 붉게 물들이는 푸슈킨이나 죽어서도 도화부인을 사랑하여 찾아온 신라 진지왕도 다 사랑인 것이다.

문학을 포함한 모든 예술은「비분강개(悲憤慷慨)」나「사랑」의 둘 중에서 비롯된다. 전자의 대표가 사마천의「사기」와 밀튼의「실락원(失樂園)」이라면, 후자는 너무 많아 이루 말할 수 없다. 사랑은 모든 문예창작의 모티브와 영감, 자극제가 된다. 그것이 이루어질 수 없고. 바라만 봐야하며, 내가 속수무책일 때, 그것은 애절한 시가 되고 애절한 노래가 되는 것이다.

문학이 인간의 고통과 슬픔 속에서 피는 꽃이고, 고통이 문학을 잔인하게 성장시키는 상관관계가 있다면 그 책임의 반은「사랑」에 있는 것이다. 사랑의 고통이 크고. 사랑의 슬픔이 클수록「절창(絶唱)」과「절구(絶句)」가 태어난다. 사랑은 영롱한 구슬이지만 부서지고 깨어져야(玉碎)) 아름답다고 한다. 그래서 세상의 시인과 작곡가는 인류를 위하여 그 사랑이 깨어지고. 연인과 이별해야 하는 것이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14번「월광곡(月光曲)」이 어느 여인에게 바친 노래인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란 동화는 작가가 대학생이었을 때 방문한 지도교수의 어린 딸을 사랑했는데 그 소녀의 수준에서의 사랑고백이라는 것도 이제는 알고, 칠레의 저항시인 네루다의 출세작「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하나의 절망의 노래」중 여덟 편은 소녀 떼라사 바쓰께스에게 바치는 것이었다.

일제 식민지 때 이상화는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기까지는 헤어지지말자고 약속한 정인(情人) 유보화가 병으로 스무 네 살에 죽자 비통한 심정을 가누지 못하면서「어쩌면 너와 나 헤어져야 하며／어쩌면 너와 나 나뉘어야 하느냐」로 시작하는「이별」이라는 시를 짓는다. 사마상여가 곤궁했을 때 탁문군의 마음을 얻기 위해 부른 「봉(鳳)은 언제 황(凰)을 만나나」는 탁문군의 마음을 얻었을 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사람을 격동시킨다.

서지영은 시대를 초월한 사랑의 일반법칙으로서「(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운명적인 사랑을 낳게 하는 배타적 주관성과 영원히 지속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인지하게 하는 사랑의 유한성 등으로 구성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7살에 북경성에서 도봇장수의 차르멜라 소리에 몇 번이고 자지러졌던 공자진이 황족의 애인 고태청을 사랑했으나 그녀가 죽자「눈물이 자꾸만 흘러 다른 사람들이 볼까봐 닦고 또 닦은 것」은 무슨 사랑인가?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김성춘  kimmaeul@hanmail.net

<저작권자 © 푸른한국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