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한국닷컴 조경주칼럼니스트]

금감위의 업무보좌 기관으로 알려진 금감원의 위상이 크게 추락했다.

최근 부산 저축은행 문제로 시작된 저축은행 부실문제가 제일저축은행 등 여타 저축은행등으로 확대되자 그동안 감독 기관으로서 해당 금융기관들에 대한 부실 감사 관련 내용들이 도마 위에 오른 이유일 것이다.

급기야는 국무총리실이 주도하는 금융감독원 개혁 태스크포스에 금감원은 배제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금감원의 문제를 전적으로 외부전문가들의 결정에 의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개혁 대상 기관인 금감원이 TF에 참여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개혁 TF는 금감원의 권한과 조직형태, 내부 감찰, 퇴직자 취업 등 논란이 됐던 문제들에 대해 사전 가이드라인 없이 백지상태에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날의 금감원의 문제는 과연 예상치 못한 문제였을 까?

필자는 아니었다고 본다. 과거 증권사 출신으로 고객들의 민원제기에 두어번 금감원의 해당부서와 의견을 나눈 적도 있고 최근에는 코스닥 부실기업에 투자하여 느닷없이 상장 폐지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는 과정에서 금감원과 협조한 적도 있어서 조금은 이해를 하는 편으로 자부한다.

그동안 몇 차례 금감원의 개혁에 대한 논의가 있어왔고 실제로 이루어졌다. 과거에는 보험.은행, 증권등을 별도로 감독하는 기관이었다가 최근 통합되었다. 아무래도 글로벌적인 추세에 발 맟추어 특히 금융기관들의 통합과 관련하여 이루어진 자연스런 변화였다.

미국 독일 영국을 위시한 세계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17개국은 어떻게 운영을 하고 있을까?

역시 그들도 우리처럼 통합금융감독기구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재경부와 금감위가 관련법을 제정 시행하는 과정에서 중복되는 부서가 많아서 가끔 혼선을 빚는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상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

간단하게 말하면 우리의 경우 재경부는 금융정책을 관장하고 금감위는 감독정책을 그리고 금감원은 금감위 업무를 보좌하는 역할을 한다.

일단 선진 각국에 비해 제도상의 문제점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처럼 사회적인 문제로 드러나면 일거에 모든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는 듯한 인상을 보여왔다.

우리는 늘 사후약방문하지 말자고 주문한다. 현재 금감원은 공무원신분이 아닌 특수법인으로 알고 있다. 오히려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록 차분하고도 진지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관련 대상인 금감원을 마치 죄인인양 취급하여 비난만 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아직도 선진국들에 비해 낙후되어있는 금융시스템의 선진화를 위해 당사자인 금감원을 태스크 포스팀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제조업들은 나름대로 잘나가고 있다. 그러나 위에서 간단하게 언급한 것처럼 유독 금융시스템만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막말로 우리 은행중 외국에 진출한 은행이 몇개나 있는가? 내가 알기론 거의 없다. 미국이나 영국의 제조업이 다소 뒤 쳐져도 그 들은 흔들리지 않는다. 금융서비스업이 원사이드할 정도로 강하다는 뜻이다.

어떤 결과에 일희일비하는 속성은 정치권에서만 목격하는 일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금융감독기구 개편 문제에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참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인의 일에도 감정을 다스리고 이성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시대인데 하물며 국가전체의 경쟁력에 지대한 영향력을 주는 금융시스템 감독 기구 개편문제에 또 호들갑을 떠는 것을 보니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금감원은 많은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본인이 느끼는 증권시장의 예를 간단하게 들고자 한다.

증권시장의 공정성을 크게 해쳐 결국 반서민적인 더러운 짓으로 이른바 주가조작 허위공시 횡령배임등으로 상장회사가 상장폐지되는 일일 것이다.

최근 수년간 상장폐지꾼들의 범죄행위로 많은 부실기업들이 시장에서 퇴출되었다. 여지없이 정보력이나 분석능력이 떨어지는 개미투자자들 서민들이 예외없이 가장 큰 피해를 본다.

상장폐지꾼들은 교묘하게 허위공시등으로 주가를 견인하고 보유물량들을 개미들에게 떠넘기는 수법을 사용하거나 관련 회사의 자산을 횡령하는 수법으로 결국 회사를 껍데기로 만들어 버린다.

어떻게 보면 전국민 주식투자 시대에 가장 중요한 공정한 게임의 룰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아직은 금감원에서 감시 감독하고 필요하면 검찰에 조사결과를 이첩하고 있다.

문제는 금감원에서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조사를 하는 와중에 상폐꾼들은 이미 관련 자산들을 횡령하여 은익한 후 도피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시장교란범들에 대한 실제적인 처벌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미국처럼 관련 금감원 직원들에게 준 사법권을 부여하자는 주장도 많았다.

실제로 금감원에서 아무리 천인공노할 범죄행위를 적발해도 사법처리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져 검찰의 처분만 바라봐야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시장의 범죄자들은 온갖 첨단기법들을 동원하여 시장을 교란시키며 불법이득을 챙기는데 항상 감독기관은 뒷북을 쳐야만하는 구조적인 문제에 봉착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과연 공익에 부합하는 시스템인가는 재차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를 짚어보자. 이대통령께서 금감원 직원들의 연봉을 지적하면서 마치 적지않은 보수라고 하신 것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금융기관 관련 기관들의 상황을 비교적 잘아는 내가 보기엔 결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해 업무강도가 금감원에 비교도 되지않는 증권예탁원 거래소등도 비슷한 수준이며 특히 피감기관들인 은행들의 경우 어지간한 직원들의 연봉이 억단위를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참에 금감원 직원들의 전문성 제고와 사기진작을 위해서라도 기본의 연봉외에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를 획기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그리 될 것이다. 째찍만 휘두르지 말고 그에 걸맞는 당근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이번 금감원 개혁조치를 수긍하면서도 여론에 영합하는 듯한 그런 전시행정은 지양하자는 것이다.

금융수요자는 일반 국민들이다.

금감원 개혁 TF팀에 당장 금감원 실무자들을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각계의 전문가로 구성된다고 하는데 과연 그들이 금감원의 실제에 대해서 얼마나 알 것인가?

걱정이 된다. 최근 국방개혁에 군복무 경력이 없는 이론가가 설치고 있다는 기사가 묘하게 오버랩되는 순간이다.

결국 금감원 개혁은 선조건으로 반드시 금감원 실무자들을 TF팀에 포함시키고 이참에 글로벌적인 마인드을 가지고 그동안 마찰음을 내었던 재경부 금감위 금감원의 업무영역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본다.

재경부는 관련 법률제안권을 금감위는 포괄적 감독권을 그리고 금감원은 사무기관으로서 특히 효율적인 감독을 위해 준사법권을 부여하는 그러한 개혁이 되었으면 한다.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이제부터 금융시스템과 그에 대한 통합감독기관의 실력일 것이다.

금감원을 너무 죄인시하여 개혁대상 운운하는 자세는 오히려 경계해야 할 것이다.
 

푸른한국닷컴, BLUKOREADOT

조경주  stleader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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