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bn뉴스화면

[정해중 푸른한국닷컴 칼럼니스트]속사포 같은 말빨로 유명세를 타던 김미경 씨가 표절 논란으로 스타일을 구기더니 지난 대선판을 쥐락펴락했던 안철수 전 교수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 새누리당 허준영 전 경찰청장에게 오차범위내 열세(劣勢)로 들어나 화제다.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며 고향인 부산 영도를 마다하고 나온 '청년층의 멘토' 안철수이기에 오차범위내 열세라지만 초라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본격적인 선거에 돌입하지 않았고 다른 조사기관에선 오차범위내 안철수 우위를 공개한 곳도 있어 큰 의미를 부여한다는 게 오버일 수 있지만,"자신만이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다"며 제1야당 소속 문재인 후보를 몰아세우던 기세를 감안하면 망신까진 아니라도 멋쩍은 건 사실이다.

게다가 불임정당이란 오명(汚名)에서 허우적거리던 민통당이 10여 년간 텃밭을 다져온 지구당 위원장을 배제한 무공천 상태에서 나온 결과이기에 접전 소식은 쇼킹 그 자체다.

허면 안철수가 영도를 마다하고 야권 연대의 상징과도 같은 노원丙에 뛰어든 이유가 뭘까? 이 물음에 김무성 전 의원의 영도 출마 소식이 힌트를 줬고,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 김지선 후보의 불쾌한 반응이 해답을 주기에 충분했다.

한마디로 거물 김무성과 대적하느니 청년 유권자가 상당한 야권의 텃밭 노원병이 수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자신은 '지역주의 탈피'라는 명분으로 포장했지만 "고향이고 나발이고 붙고 보자!"는 검은 속내가 탄로나는 건 시간 문제였다.

야권과 좌파 성향의 미디어가 일방적인 안철수 띄우기에 매진하는 와중에서 오차범위내 접전이란 조사 결과는 노원병 주민이 녹록치 않다는 증좌인 셈이다.

하긴 지난 총선에서 서울 동북부에 불던 야권의 강풍이 막힌 곳이 이웃 노원갑이고 보면 노원구 주민들이 호락호락한 유권자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여론조사 결과를 접하자 얼마 전 경로당에 방문한 안철수에게 "살다(노원구에서) 나와야지!"라며 훈계한 어르신이 떠올랐다. 안철수가 노원병을 너무 만만히 본 건 아닌지 모를 일이다.

이제 곧 치열한 선거전에 돌입할 것이다. 과연 안철수가 '개혁과 새정치'를 앞세운 개선장군이 될지 도전을 마다하고 안정을 택한 패착의 혹독한 댓가를 치를지 귀추(歸趨)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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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중  jhj7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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