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사회 발달 과정을 이야기 할 때 흔히들 수렵 채취 유목 사회에서 농경사회, 산업사회를 거쳐 요즘은 정보화사회라고들 합니다.  

예전에는 땅 한 평이라도 더 가지기 위해서 부족이나 민족이나 국가간에 피를 흘리는 전쟁이 무수히도 많았었지요. 인류사를 되돌아보면 땅 따먹기 싸움이 끊이질 않았는데, 영토가 힘의 원천이요 힘의 증표로 인식되어왔었지요. 비옥하고 넓은 영토는 곧 부국강병으로 이어지기에 그만큼 평화도 담보될 수 있었겠지요. 

땅이 넓을수록 유리하고 좋았던 수렵 채취 유목 농경 산업사회와는 다르게 요즘의 정보화 사회에서는 영토에 대한 개념이나 영토가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처럼 주요시되고 있지는 않은데요 땅이 넓음으로 인해서 얻는 이익이 그만큼 절대시되고 있지 않다는 얘기일겁니다. 

매스 미디어와 통신과 이동 수단이 급격하게 발달되며 민족이나 국가간의 이질감이 많이 사라지고 지구촌이란 용어가 말해 주듯이 이제 지구는 하나의 마을처럼 여겨지는 시대가 도래한지 이미 오래됐습니다.  

예전 같이 영토가 넓지 않아도 시대를 이끌어가는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세계의 부를 한 곳으로 끌어들일 수도 있고 중동이나 북한처럼 지하자원이 아무리 풍부해도 안으로 꼭꼭 걸어 잠근 사회는 하루 세끼를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시대로 접어든지 오래됐으니 그런 추세는 앞으로 더욱 빠르고 깊고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민국은 불과 수십 년 전을 뒤돌아보면, 일제 36년 착취와 지배에서 해방이 되자마자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인한 참혹과 절망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세계 역사에 단 하나 뿐인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게 될 위대한 과업을 달성하는 데는 탁월한 지도자들과 뛰어난 민족성과 세계를 향한 열린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었을 겁니다.  

5천여 년의 유구한 문화와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이 지금은 남북으로 갈라져 지하자원도 없는 고작 100,000㎢라는 세계 108번째의 조그만 땅덩어리 위에서 살고 있지만 1조 달러가 넘는 무역량을 자랑하며 경제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된 것은 우리가 주지하는 바와 같이 무역을 잘해서 이룩한 과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동안의 인류 역사가 수도 없이 한결같이 증명해주듯이 닫혀있는 사회는 퇴보합니다. 예전에 영토가 큰 비중을 차지하던 시대에도 그러했거늘 요즘 같은 정보화 시대에서는 빗장을 걸어 닫는 그 순간이 바로 나락으로 떨어지는 순간이라 할 정도로 그 시차는 좁혀졌고 그 범위는 광대해졌습니다.  

그 반대로 세계인들과 문화와 경제와 이익과 문제를 활발하게 교류하고 공유하며 서로 머리를 맞대고 살아가는 사회는 번창하여 왔습니다. 돈이 모이고 인재가 모이며 문화가 발전하고 자연스레 세계의 중심이 되어왔지요. 

다행스럽게도 대한민국이 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미 7년 전에 저 멀리 남미의 칠레와의 FTA를 성사시킨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EU와의 FTA도 성사시켰고 미국과도 3월 15일 0시를 기해서 FTA가 발효된다고 합니다.  

단기간 내에 무슨 금덩어리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비난을 해대는 사람들도 있지만 발효 후 정상적인 교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서로간에 예상치 못했던 손해도 있을 수 있고 계산에 넣지 못했던 이득도 얻을 수 있겠지요. 무역이란 것이 하루 이틀 만에 완성되고 끝나는 것도 아닐 겁니다. 세계사의 흐름을 우리가 선도하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대한민국이란 브랜드 가치는 셈할 수도 없을 정도의 커다란 이익을 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정말로 대단하지 않습니까?

세계 108번째의 조그만 땅덩어리에 고작 5천만 인구를 가진 조그만 나라가 세계 경제의 두 중심축과 FTA를 성사시켰다니? 어떻게 보면 상당히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데,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은 과거 반세기 만에 쓰레기통에서도 장미꽃을 피워낸 경험과 능력과 저력을 가지고 있기에 자신있게 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세계인들과 당당하게 겨루고 공유해보겠다는 것이겠지요.  

땅을 내려다보면 땅이 꺼질까 하늘을 쳐다보면 하늘이 무너질까 두려워하는 자에게는 이 세상이 지옥이니 그가 설 자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근심걱정과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곧 세상을 하직하게 될 것입니다.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 촉촉한 땅을 밟으며 마음껏 뛰노는 아이는 건강하게 무럭무럭 쑥쑥 자라겠지요. 

과거에는 한 공동체의 사활을 땅이란 유형(有形)의 영역확장에 걸었었다면 21세기에는 경제라는 무형(無形)의 영역확장에 사활을 거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반세기 만에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피워낸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제 다시 한 번 더 가슴을 활짝 펴고 저 넓은 세상을 향해 재도약을 하기 위한 힘찬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대한민국 온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감과 경험과 능력이 이번 한미 FTA 발효로 인해 그 빛을 발하며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하나의 주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것으로 후대의 역사가들이 평해 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