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이 대표로 있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약칭 북민협)란 곳에서 북한의 수재민을 돕겠다며 통일부에 대북접촉 신청을 냈다가 거부를 당한 모양이다.
통일부는 ‘수해 와중에 수십만명의 군중을 동원해 핵실험 자축행사를 연 북한에 대한 수해 지원은 적절치 않다’는 취지를 밝혔다고 한다. 통일부는 특히 “해방 이후 최악의 피해를 봤다고 주장을 하면서도 김정은은 (로켓) 엔진 실험장에서 활짝 웃고 있다”며 “이러한 이중적인 북한의 태도를 고려할 때 북민협의 움직임이 과연 적절한지 스스로 자문해 볼 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어떤 명목으로 북한에 물자를 지원하더라도 인도적 지원이 결국 군사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대북 수해 지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우리는 정부의 이같은 단호한 방침을 적극 환영하는 바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기구를 통해서라도 기어이 북한을 지원하고야 말겠다는 북민협 등 소위 ‘대북 인도적 지원단체’ 들의 행보에는 우려를 넘어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오로지 북한 지원이 자신들의 존재 이유인 이러한 단체들이 과연 우리 대한민국 사회에 필요한가?
물론 이들의 지원물품이 정말로 북한의 수재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된다면 우리도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알다시피 북한은 ‘선군(先軍) 정치’를 표방하고 있다. ‘민(民)’보다 ‘군(軍)’이 우선인 사회인 것이다. 황교안 총리의 말대로 구호물품이 수재민이 아닌 軍에 전달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의 군사전문가이자 워싱턴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빌 거츠는 최근 ‘북한의 핵 개발과 수해지원 요청’이란 칼럼에서 “그동안 국제사회와 북한 지원 단체들은 북핵과 인도지원을 분리해 실시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중북 국경지역에서 활동하는 다수의 인도지원단체는 최근 수해지원에 대해 ‘재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 단체는 대북지원이 결국 김정은의 장악력만 강화하고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민협 등 국내 대북지원단체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앞으로도 김정은 독재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인도적 지원을 빙자한 무분별한 대북지원 활동을 철저히 금지시키길 바란다. 더 나아가 이러한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을 당부한다.
지금 지원이 필요한 대상은 수해(水害) 와중에도 핵실험을 자축하며 활짝 웃는 북한 김정은이 아니라, 지진피해에 눈물짓는 경주시민들이다!
